Birds of Korea

행복한 나무

plover 2009. 10. 11. 21:20

 

 

어린 딱새 너댓 마리가 선물 사오는 아빠 마중 나가듯활개짓하며

검은 팥배나무로 모여든다

 

 


어미도 아비도 나무의 가장 높은 곳으로 날아와 휘파람을 불어준다

 

 

소란한 틈을 타고 노랑딱새 암컷이 조심스레 모습을 드러낸다

 

 

 

 

훔치듯 하나를 따 입에 넣고는

아직 잎이 무성한 다른 나무 속으로 숨어 버린다

성조에 가까워 보인다

아직 충분히 익은 수컷은 아니다

가슴이 거의 주홍에 가까운 새 한 마리가 언듯 지나갔을 뿐이다

 

소심하기로는 남녀노소가 따로없다

노랑딱새처럼 제대로 소심해 볼 일이다

무지 예쁘다

 

 

 


제비딱새도 왔다

솔딱새도 다녀갔다

 

 

나즈막한 산 꼭대기의 큼직한 팥배나무 한 그루

제 할 일을 하다가 생각났다는 듯 나뭇잎을 펄럭 떨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