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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rds of Indonesia

White-browed Crake, 19-21.5cm

by plover 2012. 10. 31.

오래 새록할 것이다.

Muara Angke, 자카르타시가 해안습지를 택지로 개발하면서 조류 및 자연 보호구역으로 지정하여 개발하지 않고 남겨둔 지역의 이름이다.

큰 도로를 사이에 두고 두 구역으로 나누어 지는데, 한 쪽은 개방구역이고 해안에 가까운 습지는 엄격한(? 약간의 현금이 열쇠 구실을 하는) 통제구역이다.

개펄과 생활하수 때문에 물의 색은 시커멓지만  식생은  무서운 느낌이 들 정도로 건강한 원시성을 유지하고 있는 늪같은 늪이다.

길은 외줄기, 늪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구불구불 흔들흔들 스릴감 넘치는 인공목교 뿐이다.

외통 길의 쪽문 자물쇠가 열리면 드디어 보호구역 안으로 발을 들여 놓게 되는데, 검은 물, 검은 숲, 맑고 드높은 새소리...더불어 닫혀 있던 내 몸의 어딘가가 펑하고 열리는 소리까지 들린다.  따르는 자도 앞선 자도 없다. 문은 뒤에서 다시 닫힌다.  '이 견고한 자유를 어떠하게 맞이해야 하는가?'

인도네시아 어디서나 새는 소리로 더 많이 존재한다. 나무들이 높고 숲이 짙어서 이기도 하며 사람들이 너무도 자주 그리고 거칠게 그들을 사로잡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나는 길에 우연히도 새시장(new<bird)을 스쳐가게 되는데, 흔한 모든 새가 다 보였다. 큼직한 한 조롱 안에는 동박새(oriental white eye) 수십 마리가,

다른 새장에는 개똥지빠귀가 수두룩...없는 새가 없단다. 어서 가자고 길을 재촉해야 했다.

무아라 앙케도 마찬 가지다. 늪 가득, 숲속 어디나 새소리가 음향 좋은 연주홀의 관현악 처럼 울리고 있지만 새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 코너는 정녕 나를 위해 마련된 곳이었다.

그리도 많은 뜸부기들의 울음에 갈증만 더하다가 드디어 이른 그들의 장소.

한 눈에 다 들어 오는 그리 넓지도 않은 수초구역을 만날 때 당연히 뜸부기들을 기대했다.

아니나 다를까 목책에 기대어 기다린지 1분도 안되어 새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줄줄이 나왔다.

어떤 때는 쇠뜸부기사촌이 너댓, white browed crake 예닐곱이 함께 보였다.

흰배뜸부기는 여전히 저의 빛나는 미모 때문에 누가 해할 세라 번쩍 나타났다 움찔 사라지곤 했다.  

여기서 또 한번 어떤 분의 18번이 떠올랐다. 이제 그것은 거의 싯구에 가깝게 되었다.

"나에게 귀한 꽃이 남에게는 한갖 잡초일 수도 있다." 

여러 형태로 변하기도, 반전을 거듭하기도 하는 화두가  이제 여기에 이른다.

'잡초는(잡초도 가 아니다) 귀하고 아름다운 꽃인 것이다.'

 

 

 

*저 검붉은 그림자는?

 

 

 

 

 

 

 

 

 

 

   Muara Angke, Jakarta, Indonesia

   2012,10,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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