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피에서 생떽쥐베리씨를
(친구에게)
하늘에서 툭 떨어졌네
그리고 일곱 날이 지나가고
모두의 성도 이름도 가물거리네
여기가 거기고 내가 너였던 걸까
어떤 날은 꿈속 같았네
저무는 시간엔 올빼미 울음 그림자 지는 고향집 처마 밑에 서 있었고
밤이면 저리도 많은 별과 함께 반짝이는
아무는 누구도 무엇은 아무 것도 아닌 이 별
신전에서 굴러 떨어진 바위에 기대어 잠들어 있는
생떽쥐베리를 만났네
차마 깨우지 못하는 나는 곁에 앉아 별이나 헤었다네
그대 아무 허황한 꿈이라도 허우적 허우적 지으며 이 별로 오게나
꿈꾸던 것들 넘쳐 흐르고
닿을 수 없었던 것들은
이제야 그 여린 시간을 시작하네
무겁거나 뜨겁거나 너무 젖어서 꿈도 못 꾼다면
고아에서 밤버스를 타게나
2층 짜리 침대버스 한 칸에 밤잠 없는 고양이처럼 깃들게나
별이 뜨는 초저녁부터 별 지는 새벽까지는 열두 시간
버스는 밤에만 있다네
꿈꾸지 않은 자 이 별의 땅에 닿을 수 없기 때문이라는군
여기는 함피 헤마쿠다 언덕이라네
2012년 1월 19일 함피, 헤마쿠다 힐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