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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꼬대

함피에서 생떽쥐베리씨를

by plover 2012. 2. 8.

 

 

 

 


 


 

 

 

함피에서 생떽쥐베리씨를

(친구에게)

 

하늘에서 툭 떨어졌네

그리고 일곱 날이 지나가고

모두의 성도 이름도 가물거리네

여기가 거기고 내가 너였던 걸까

어떤 날은 꿈속 같았네

저무는 시간엔 올빼미 울음 그림자 지는 고향집 처마 밑에 서 있었고

밤이면 저리도 많은 별과 함께 반짝이는

아무는 누구도 무엇은 아무 것도 아닌 이 별

신전에서 굴러 떨어진 바위에 기대어 잠들어 있는

생떽쥐베리를 만났네

차마 깨우지 못하는 나는 곁에 앉아 별이나 헤었다네

그대 아무 허황한 꿈이라도 허우적 허우적 지으며 이 별로 오게나

꿈꾸던 것들 넘쳐 흐르고

닿을 수 없었던 것들은

이제야 그 여린 시간을 시작하네

무겁거나 뜨겁거나 너무 젖어서 꿈도 못 꾼다면

고아에서 밤버스를 타게나

2층 짜리 침대버스 한 칸에 밤잠 없는 고양이처럼 깃들게나

별이 뜨는 초저녁부터 별 지는 새벽까지는 열두 시간

버스는 밤에만 있다네

꿈꾸지 않은 자 이 별의 땅에 닿을 수 없기 때문이라는군

여기는 함피 헤마쿠다 언덕이라네

 

 

2012년 1월 19일 함피, 헤마쿠다 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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