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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p Report

왜 Sulawesi와 Halmahera인가? 2

by plover 2015. 11. 18.

 

 

Birding Trip In Halmahera & Sulawesi <part 2>

 

 

2. Sulawesi

Sulawesi는 셀레베스(Celebes)로도 불리며 대부분의 도시들 또한 두개의 이름을 가지고 있다. 짐작하는 것처럼 네덜란드로부터의 독립 후와 전의 이름이다.

면적이 18만 평방미터가 좀 넘으니 남한의 약 2배에 섬 전체의 인구가 1300만에 육박하는 거대한 섬이다. 그러나 크고 인구가 많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여행이라면 당연히 동반되어야 할 외로움과 신비감을 만끽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을 열대 오지이므로. 섬은 네개의 반도 형태로 이루어져 있고 남단에는 술라웨시의 주도로 불리는 Makassar( Ujung Pandang)가 중앙에는 Palu, 북단에는 Manado 같은 큰 도시들이 있다. 세 도시는 각각 공항을 가지고 있다. 외에도 Gunung Ambang 에서 가까운 Kotamobagu, Gunung Mahawu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는 Tomohon 같은 도시도 있다.

 

 

 

두 섬의 중요 탐조지를 보여주는 지도. 궤적이 이번 여정에 일치하지는 않는다.

 

 

 

 

술라웨시의 새 :총 501종, 고유종 110종

 

술라웨시의 주요 탐조지

북부 :Tangkoko, Gunung Ambang, Dumoga Bone , Gunung Mahawu

중앙부  : Lore Lindu

남부 : Karaenta

 

* 우리가 탐조한 곳 : Tangkoko, Gunung Ambang(Sinsingon). Dumoga Bone(Tambun), Gunung Mahawu(Tomohon)

* 탐조기간 : 7월 8일~ 7월 17일

여러 탐조지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곳으로 Tangkoko , Lore Lindu, Gunung Ambang, Tambun 등을 꼽는다.

이번 여행에서는 다녀온 사람마다 찬사를 아끼지 않는 매력적인 탐조지인 Lore Lindu 를 제외 시켰다. 첫 여행에서 오는 부담감도 어느 정도 작용을 했지만 빠듯한 일정으로 많은 새를 보기 보다는 여유롭게 즐기고 싶었던 이유가 더 컸다.  사실 한 군데를 건너 뜀으로 해서 동선은 현저히 심플해지고 비용도 상당 부분 절약되었다. 하여 우리의 첫 wallacea 여행은 Halmahera와 북술라웨시에 집중되게 되었다.

 

 

여행준비 그리고  : 여러 개의 트립 리포트( www.cloudbirders.com 에서 ) 를 탐독하며 탐조지를 수집하고 몇 차례의 상의 끝에 5개 지역(할마헤라의 웨다, 술라웨시의 4 개 지역)을 최종 선정했다. 'Wallacea의 대표 탐조지인 술라웨시와 할마헤라 두 섬을 모두 여행하되, 많음 보다는 여유와 알뜰함을 챙기는 여행이 될 것!' 에 산뜻한 의견 일치가 있었고 구체적인 스케줄링을 시작했다.  할마헤라는 이번 여행에서 대단히 중요한 데다 어려운 여정이 될 수도 있는 곳이었지만  웨다리조트를 예약함으로서 달리 준비할 바가 없어졌다.  일정에 맞춘 항공권을 구입하고 비용을 송금하는 것으로 모든 준비가 끝났다. 'power of money'의 실감이었다. 그러나 술라웨시에서는 독립탐조( independent birding tour)를 하기로 했기 때문에 보다 구체적인 계획과 준비가 필요했다. 여행계획은 언제나 시작과 끝을 정하며 시작된다. 가운데 부분은 조정 가능하게 유연해야 한다. 여행 중에 진정 마음이 쏠리는 곳을 만날 수 있고 뜻밖의 무릉도원을 추천받을 수도 있고 더 이상 볼 일이 없는 실망스러운 곳을 만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동선을 고려할 때, 그리고 좋은 가이드를 구할 수 있고 자동차를 렌트할 수 있는 탕코코는 술라웨시 여행의 열쇠를 가진 곳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여정으로는 공항에서 멀지 않고 쾌적한 숙식이 가능한 곳, 가이드 없이도 탐조를 할 수 있는 안전하고 접근이 용이한 곳을 찾았는데 최종적으로 Gunung Mahawu(Tomohon)가 낙점 되었다. 먼저 Tangkoko 의 롯지 몇 곳에 메일을 보내어 숙식 그리고 기타 지역까지 연장되는 탐조를 위한 가이드와 차량의 예약이 가능한지를 타진하는 동시에 토모혼의 Highland Resort 에 3n을 예약했다. 한편 탕코코에서는  모두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답장들을 보내 왔다. 몇 회의 메일 송수신 끝에 다른 유명 홈스테이 및 롯지들을 마다하고 Tangkoko Hill Lodge로 결정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최근에 신축되어 환경이 쾌적해 보였고 무엇보다 주인인  Franky와 직접 문답할 수 있어서 신뢰가 갔다. 더구나 그는 탕코코의 롯지들과 여러 가이드들이 행하곤 하는 부적절한 요금 추가에 대한 문제를 먼저 꼬집으며 합리적인 arrangement와 부킹을 약속했다. 누구나 그런 약속을 할 터이지만 그의 어법에서는 과장이나 꾸밈이 느껴지지 않았다. 더구나 그는 세 대의 자동차를 운용하고 있다고 했다. 더 바랄 바가 없었다. 나는 마지막으로  트립리포트들이 추천하는 몇 명의 가이드를 지명하였고 그 중에서도 가능하면 Samuel 이 우리의 가이드가 되면 좋겠다는 희망을 전했다. 

 

5박6일의 할마헤라 일정을 마치고 다시 테르나테 공항으로 갔다.  13:40 에 테르나테를 출발한 비행기는 13:30에 마나도(북술라웨시의 주도, 현지인들은 므나도 라고 불렀다)에 도착했다. 비행 시간은 약 1시간, 그러나 시간을 쓰지 않고 벌면서 이동한 것이다. 이런 보너스를 매일 받으면 얼마나 좋을까! 벤자민 버튼이 부럽지 않을 것이다. Manado공항에는 프랭키와 다른 누군가가 기다리고 있었다. 예상한 대로 프랭키는 유하고 점잔해 보였다. 서로 인사를 하면서 깜짝 놀랐다. 프랭키와 함께 온 키 작은 남자가 " I am Samuel." 이라고 하지 않는가! 그랬다 그는 탕코코에서도 가장 인기가 좋은 가이드인 사무엘이었다.  탕코코로 가는 세 시간의 길이 결코 멀거나 지루하지 않았다.  여장을 푼 뒤 탕코코 힐 롯지에서의 첫 저녁 식사를 마치고는 지체없이 술라웨시 9박10일 일정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다.  먼저 사무엘이 제안해 왔다. 9박 10일의 모든 일정을 자신이 컨트롤하는 패키지를 우리가 구입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하는 것이었다. 나는 속으로 올 것이 왔구나 하면서 패키지 가격을 물었다. 기억이 정확하지 않지만 그는 28,000,000 IDR 이라고 했던 것 같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독립탐조의 계획을 가지고 이곳을 왔으며 모든 비용은 직접 컨트롤 하겠고 운전기사를 포함한 자동차의 렌트비용 그리고 각각의 일정에 대한 가이드 비용과 공원 입장료등을 제시해줄 것을 주문했다. 그들이 알려준 비용들은 모두 투명했고 합리적으로 보였다.  우리는 당연히 독립탐조를 요청했고 그들 또한 흔쾌히 응해주었다. 계획된 일정과 비용은 다음과 같았다.

 

1) Tangkoko 4n5d --> Kotamobagu 로 이동

   

2) Kotamobagu 2n : Gunung Ambang 탐조 1d + Dumoga Bone 탐조 1d --> Tomohon 으로 이동

     * 구눙 암방은 보통 관리인의 집에서 홈스테이를 하며 탐조를 하지만 부쩍 늘어난 불유쾌한 평판들 때문에 불편함을 무릅쓰고 코타모바구에서 이틀을 묵으며 Sinsingon 

       에 하루 그리고 Tambun에 하루를 할애하기로 했다. 코타모바구에서 신신곤 까지는 약 한 시간 삼십 분 그리고 탐분 까지는 약 두시간이 걸린다

 

3) Tomohon 3n 4d- Gunung Mahawu 탐조(탐조 마지막 일정) -->Manado-->Jakarta-->Incheon

   *Gunung Mahawu에는 숙소가 없기 때문에 가까운 도시인 토모혼에서 묵어야 한다. 토모혼에서 구눙 마하우 까지는 자동차로 30~40분.

 

- guide: Samuel (탐조 전체일정) 

- guide fee : 300,000 idr/ 1d, 1p

- car : 700,000 idr / 24hr (연료 및 자동차 관련 제반 비용 포함) + driver     * 카렌스 스타일의 일본제 밴(상태 양호함), 탕코코 탐조 이후부터 렌트 함.

- 그 외 숙식 및 국립공원 입장료는 현장 결제 

*  guide & driver 의 숙식 제공

 

PS :국제선항공, KAL (인천-자카르타) - \582,500/p

     국내선항공, Garuda Indonesia(Jakarta-Ternate-Manado-Jakarta) - 6,114,400 IDR/p

 

 

1) Tangkoko Reserve

Manado 공항에서 3시간 정도 걸린다. Tangkoko Reserve 입구 가까운 곳에 몇 개의 롯지와 홈스테이가 집중되어 있다. 숙소들은 전반적으로 평이 좋은 편이다. 150,000 에서 최대 400,000 IDR 이면 2인 1실, 3meals 제공하는 숙소를 잡을 수 있다.  특이하게도 모든 숙소는 3식을 제공한다. 사실 그게 안되면 곤란한 장소이기도 하다.  언급한 바 있지만 공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가이드를 동반해야 한다. 특별한 동식물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이다. 혹시 가이드를 못 구했다고 해도 곤란해 할 필요는 없다. 누군가가 말했다, 탕코코에는 여행자 보다 더 많은 수의 가이드가 있다고. 마땅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많은 젊은이들이 직업 삼아 가이드 일을 하는 것이다.

 

탐조 및 기타

탕코코에는 멋진 새들이 많지만 특별한 킹피셔들을 만나기에 최고의 장소다. 물론 대부분 forest kingfisher 들이다. 평탄하고 한적한 숲 속을 이리 저리 다니며 킹피셔들을 찾아서 보는 즐거움은 달리 비할 데가 없을 정도. black-billed kingfisher 와  몇 종의 새를 만나는 맹그로브 숲 선상탐조(보트 탐조)도 특별한 즐거움을 준다.   많은 탐조인들이 적극 추천하는 또 다른 탐조지는 탕코코 공원에 약 10km 못 미친 지점, 뷰포인트라고 불리는 언덕이다. sulawesi dwarf honrbill을 비롯하여 공원 안에서 볼 수 있는 대부분의 새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입장료는 없지만 숙소에서 제공하는 유료 교통편을 이용해야 갈 수 있다. 우리가 갔을 때는 윌리윌리(몬순성 강풍) 때문에 새들이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았다.  이번 탐조에서 red-backed thrush, minahasa masked owl 그리고 nightjar 들을 만나지 못한 것은 아쉽다. Black Crested Macaque 원숭이와 Sulawesi Tarsier 안경원숭이도 탕코코가 자랑하는 동물들이다.

 

모기와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항상 주의해야 한다. 모기 기피제 사용은 필수다. 특히 마이트 혹은 진드기에 물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바지단을 양말 속으로 밀어 넣고 그 둘레와 안쪽에 기피제를 충분히 뿌리는 것이 좋다. 진드기는 주로 신발과 양말 안으로 들어와 맨살을 찾아서 물고 늘어진다. 물고 있을 때는 아무런 감각이 없지만 나중에는 엄청난 가려움을 남긴다. 아무리 조심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이 모기와 진드기이다. 혹시 현지인들이 모기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고 해도 따라 하면 안된다. 그 모기는 우리의 모기가 아니다. 이번 여행 중에는 건기라서 그런지 다행히도 모기가 거의 없었고 마이트에도 물리지 않았다. 그러나 비가 잦은 시즌에는 모기와 마이트가 극성을 부린다고 사무엘이 말해 주었다.

 

우리가 묵은 Tangkoko Hill Lodge 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깨끗하고 음식도 좋았다. 불편한 부분이 없지는 않았지만 가격 대비 훌륭하다고 할 수 있다. Franky는 언제나 협조적이다. 500m 쯤 떨어진 공원까지 하루에 몇 번이라도 태워주고 또 데리러 온다. 그는 약속한 것 처럼 비용의 문제 또한 정확하게 처리했고 술라웨시에서의 우리의 일정이 순항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었다.

 

- 공원입장료, 150,000 idr/ 1d, 1p (외국인의 입장료가 전반적으로 인상됨) 

- guide fee, 300,000 idr / 1d, 1p

- accommodation, 150,000 ~ 400,000 idr / 1d, 3meals, 2p

- Manado 공항-->Tangkoko.  교통비, 400,000 idr ( 탕코코 힐 픽업 서비스), 300,000~350,000 idr(택시)

 

 *  Tangkoko Hill Lodge : www.tangkokohill.com  /  400,000 idr/1d, 3meals, 2p        

     Franky - 62.813.403.02444 (메일 보다 문자로 상담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 그가 바쁘고 인터넷도 많이 많이 느리기 때문) 

 

* 환전 : us dollar가 환전에 유리하다. 나의 경우는 ATM을 많이 이용한다. 신용카드 청구서 내역을 보면 바꾸어 간 달러로 환전한 경우와  ATM 인출은 결과에 있어서 무시해도 좋을 만한 미미한 차이만 있었다. 동남아시아 및 인도, 네팔 등에서는 큰 액수가 아니라면 ATM 이용에 겁먹지 않아도 된다. 단 ATM을 이용할 때는 한번에 최대치를 인출하는 것이 좋다. 인출 매회 인출수수료가 부가되므로.

 

 

대학생으로 보이는 연구원들과 Crested Black Macaque

 

 

 

 

  맹그로브 숲 진입부                            

 

 

맹그로브  수로에서 black-billed kingfisher를 찾고 있는 Samuel

 

 

 

수로에서 고기를 잡는 사람들

 

 

우리가 탔던 배, 뒤로 Tangkoko Reserve 일부가 보인다

 

 

 

Tangkoko 공원 10km 앞, view point

 

 

 

 

 

2) Gunung Ambang (Sinsingon)

다른 곳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특별한 새들을 보기 위해 가는 곳이다. 탕코코에서 간다면 자동차로 8시간 정도 걸린다(Kotamobagu에서는 한 시간 삼십 분 소요).  산골 마을인 신신곤에는 달리 숙소가 없기 때문에 Gunung Amabang 의 관리인 집에서 홈스테이를 하게 된다.  따뜻한 샤워를 할 수 없고 화장실이 다소 불편한 점을 빼고는 나쁘지 않은 환경이며 비용도 저렴한 편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탐조지 접근성이 좋아서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이 애용해 왔으나 언제 부턴가 분실사고를 조심해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전해지고 있었다. 우리는 즐거운 여행을 유지하기 위해서 Kotamobagu에서 묵으며 신신곤과 탐분으로 원정탐조 하기로 결정했다.

 

 

 Gunung Ambang 탐조를 위해 Kotamobagu로 가는 길

 

 

 

 

 

Sinsingon 마을, 뒤로 보이는 구름 덮인 산이 Gunung Ambang  *고지대라 아침 저녁으로는 기온이 많이 내려간다. 아침에 도착했을 때도 꽤 쌀쌀했다.

 

 

이 경작지를 지나서 암방 산으로 간다.

 

 

 

 

탐조

관리인(ranger)에게 연락하여 반드시 예약을 하고 가야 한다. 또한 관리인과 동반하여 탐조해야 하고 그의 가이드 비용도 지불해야 한다.  Gunung Amabang 의 탐조지역은 마을로 부터 2~3Km 정도 떨어져 있는데 자동차로는 접근할 수 없다. 오젝이라고 부르는 오토바이 뒷자리에 타고 가야한다. 오젝은 좁고 울퉁 불퉁한 밭둑 길을 산악 오토바이 처럼 달린다. 인도네시아 모든 국민이 오토바이라면 선수처럼 탄다는 것은 익히 알 것이다. 스릴은 넘치지만 전신의 근육이 아프다. 떨어지지 않으려고 온몸에 힘을 주고 긴장하기 때문이다. 오젝을 타야 하는 이유에서도 그렇지만 마티난 플라이캐처를 보기 위해서는 꽤 높이 올라야 하므로 장비는 되도록 단촐하게 가져가는 것이 좋다.   

 

Gunung Ambang 의 타겟종은 역시 Matinan Flycatcher를 필두로 Purple-beard Bee-eater, Scaly Kingfisher, Sulawesi Rufous Fantail, Malia 등이 있지만 외에도 많은 종들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는 성적이 나빴다. 생수는 물론 챙겨야 하지만 약간의 간식도 준비하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 guide(ranger) fee, 100,000 idr /1p

- 오젝(오토바이), 50,000 idr/1p

 

 

 

 

3) Dumoga Bone (Tambun)

Maleo를 만나러 가는 곳이다. 이른 아침이 아니면 자칫 새를 볼 수 없다고 했다. 코타모바구 Senator resort 호텔에서 캄캄한 새벽에 출발하여 Tambun에 도착하니 이제야 여명이 오고 있었다.  Samuel은 Sinsingon에서의 부진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고 있었던 것이다. 말레오 만큼은 결코 놓치지 않겠다는 전의가 가득해 보였는데 덕분에 충분히 일찍 목적지에 도착했다. 말레오 보호구역은 다른 곳에 비해 관리와 통제가 더 엄격한 듯했다. ranger 사택과 여행객 숙소가 잘 정비되어 있었고  영어가 능숙한 ranger의 일하는 모습은 건실해 보였다. 관리인은 우리를 위해 이미 말레오의 위치를 확인해 두었다 했다. 그는 펜스의 문을 열고 정글 안으로 우리를 이끌었다. 오래지 않아 그는 멈추었고 높은 나무 위를 가리켰다. 밝아오는 아침 빛을 받으며 커다란 새 한 마리가 고개를 이리 저리 주억거리고 있었다. 마침내 정말이지 드디어 말레오를 내 눈으로 보고 있었다. 느낌이 야릇했다.  신비롭다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하고, 거기 엄숙함과 외로움과 슬픔 같은 것들이 더 있었다.  

 

 

 

 

 

 

정글 안의 실개천이 아무래도 낌새가 이상해서 물에 손을 넣어 보았다. 따끈했다. 아무런 용처도 없이 뜨거운 온천수는 예사롭게 흘러가고 있었다. 땅도 따뜻했다. 때문인지 다른 곳 보다 모기가 많았다.  말레오 보호구역에는 말레오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새의 밀도는 다른 탐조지 보다 오히려 높은 듯했고 휴식하듯 새를 볼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나중에야 사무엘로 부터 보호구역은 상당히 넓으며 좋은 탐조지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탐분은 북술라웨시에 온 대부분의 탐조인들에게 위치적으로 터닝포인트가 되는 곳이다. 누구나 멀고 먼 다음 행선지를 가지고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때문에 모두들 우리처럼 서둘러 탐분을 떠났을 것이니 자료가 빈약한 것은 당연하다 할 것이다. 우리만 하더라도 다음 목적지이자 마지막 탐조지인 Tomohon 까지는 7~8시간이 걸리는 길이었다. 그러니 다시 올 기회가 있다면 하루 이틀 머무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누구든 방문하게 된다면 여유롭게 탐조 해볼 것을 권하고 싶다. 관리인 사택에서의 점심 식사가 훌륭했다는 것도 빼먹을 수 없다.

 

-이곳 역시 입장료와 관리인 가이드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상황은 다른 국립공원과 거의 같음.

 

 

 

 

4) Gunung Mahawu (Tomohon)

이곳을 마지막 여행지로 삼은 이유. 1)Manado 공항과 가깝다.( 삼십 분에서 한 시간)   2)가이드 없이도 안전하게 탐조할 수 있는 곳이다. 3) Scaly Kingfsher를 비롯하여 많은 엔데믹 종이 있다. 4) Tomohon은 북술라웨시 미나하사족(Minahasa Tribe)의 도시로서 평화롭고 아름다운 곳이다. 또한 고도가 높아 무덥거나 습하지 않다. 5) Highland Resort 같은 착한 비용으로 쾌적하게 머무를 수 있는 좋은 숙소들이 있다.

예상과 기대가 거의 충족되는 곳이었다. 다시 간다고 해도 역시 토모혼을 마지막 행선지로 삼을 것 같다.  그 때는 좀 더 여유로운 탐조에 더불어 좋은 사진들을 위한 열정적인 노력을 기울이게 될 것이고  토모혼, 그 남국의 밤도 충분히 즐기고 있을 것이다. highland resort 예약이 여행 도중에 취소(부주의+여행 중 메일 확인이 불가능한 이유)되는 바람에 착했던 특가의 혜택이 날아가버리는 헤프닝이 있었다.

 

 

 G.Mahawu 분화구, 뒤로 Lokon Volcano가 보인다.

 

 

 

Highland Resort에서 바라 보는 Lokon

 

 

Highland Resort *이 사진은 홈페이지에서 가져왔다.

 

 

우리 방갈로에서 보이는 대로

 

 

 

탐조

우리의 메인 타겟은 단연 Scaly Kingfisher였다. G. Ambang에서 꼭 만나야 하는 새였지만 여의치 못했기에 모두 날을 벼르고 있었다. G. Mahawu, 스컬리를 만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 사무엘의 노력은 자못 눈물 겨웠다. 그는 길도 없는 정글을 수없이 오르 내리며 스컬리를 찾고 또 찾았다 그러나 늦은 오후가 되어도 새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 날은 사무엘과의 계약 마지막 일정이기도 했다. 스컬리를 만난 뒤에 웃으면서 떠나겠다며 밝게 웃던 그가 울고 싶은 상황이 된 것이다. 희망이 사라져가고 있을 때 사무엘은 특별한 결정을 내렸다. 찾을 때까지 우리와 하루 더 머물겠다는 것이었다. 거기다 비용 또한 스스로 책임지겠다고 했다. 마침 하이랜드 리조트의 매니저가 친구라서 하루 정도는 비용없이 숙식을 제공받을 수 있으므로 자동차 렌트 관련한 비용만 부담해 달라는 조건이었다. 그렇게 토모혼의 하루가 저물어 갔다. 다음 날은 좀 더 일찍 나섰다. 아직 어둠이 남아 있었지만 신호를 하면 오라는 일별을 남기고 사무엘은 소리없이 조심 조심 걸어서 정글 속으로 사라졌다 . 얼마나 지났을까? 마치 꿈속인듯 그의 휘파람소리가 날아왔다. 그토록 애를 태우던 스컬리가 마침내 사무엘 앞에 다가와 있었던 것이다.  사무엘이 떠나고 난 오후, 우리는 고물 미크로렛을 타고 다시 그곳을 찾았다. 그런데 무슨 일이었을까? 찾을 것도 없이 스컬리가 정글의 진입부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 숲에 들어간지 2~3분도 지나지 않아 새를 만난 것이다. 게다가 그렇게 착할 수가 없었다. 앞에서 찍어도 뒤로 돌아가서 찍어도 자세조차 흔들리지 않는 새, 한참 뒤에야 우리는 조용히 물러 나왔다. 그런 상황을 같이 논다고 하는 것일까? 아마도 스컬리는 아직도 그 자리에 있을 것이다. 

 

G.Mahawu 정상의 분화구에 이르는 포장도로가 주요 탐조 지역이다. 경작지가 끝나고 정글이 시작되는 부분에서 차를 내려서 탐조를 시작하면 된다. 분화구에 이르는 1.5km쯤 되는 길 양쪽 모두를 살피며 간다. 작은 새들이 특히 많다. 새의 밀도도 좋은 편인다. 통행하는 차가 많지 않아서 삼각대를 펼치고 사진작업을 하기에도 불편함이 없다. 분화구까지 오르 내리며 마음껏 여유롭게 탐조하면 된다. 매력적인 새, 스컬리 킹피셔를 필두로 Superb Fruit Dove, 다양한 Flowerpecker와 Sulawesi Myzomela, Mountain White-eye를 볼 수 있고 예쁜 Flycatcher 들과 Slend Billed Cuckoo Dove가 잘 보인다. 가족과 함께 와서 휴식하듯 관광과 탐조를 병행할 수 있는 곳으로  탕코코와 함께 추천할 수 있겠다.  

 

- 리조트에서 주 탐조지인 구눙 마하우 까지는 30~40분이면 갈 수 있다. 교통편은 리조트를 통해 택시 또는 미크로렛(미니 승합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주말에는 지역인들이 대단히 많이 방문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 가끔 오토바이를 탄 경찰이 다가와 donation 을 요청한다. 30,000~50,000 idr 정도가 적당하다고 사무엘이 말해 주었다. 공원 입장료는 따로 받지 않는다. 

- 분화구 바로 아래 관리사무소에 이르면 방명록을 작성해야 한다.

* 분화구 아래 관리사무소에서 분화구 까지의 계단길도 빼먹지 말고 탐조해야 한다.

  시간이 맞으면 수십(수백) 마리 작은 새들의 순례행렬을 만날 수 있다. (나의 경우는 만났지만 짙은 안개로 사진은 불가했다.)

 

 

 

마치며

길고 힘든 여정을 함께 해주신 서정기 선생님께 감사 드린다. 혼자라면 감행할 수 없었을 것이다.

서투름과 실수 모두를 귀엽게 봐주셨다. 그럼에도 염치없이 수고했다는 인사를 넘치게 들었다.

 

"Bambang & Novi,  thank you so much. You always did your best and great job. "

 

"Franky,  we could make a really nice trip in Sulawesi because of you. Someday I will visit Tangkoko Hill again. Thank you."

 

"Samuel, I am thankful for your sincere and dedicated helps. I miss you. Please say hello to the nice guy, our driver. Be always happy."

 

 또한 훌륭한 트립리포트를 제공해준 분들과 Xeno Canto 에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ps 트립 리포트들에 도움 받는 바 많았기에 늘 부채감이 있었다. 서툴겠지만 영어로 써서 고마운 싸이트에다 보태어 볼까하는 마음도 없지 않았지만 시간도 실력도 믿을 수 없었다. 이제야 첫 트립 리포트다. 4개월이 훌쩍 넘어 버린 일들을 기억에만 의존하여 적으려니 아둔함이 원망스러운 때가 많았다. 그래도 수치들은 주고 받은 메일 속에 남아 있어서 편리하게 사용하였다.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된다면 충분히 보람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짬짬이 썼다.  중언 부언이 많고 짜임새가 엉성하다는 것은 본인이 더 잘 알고 있다. 필요한 부분만 딱 잘라서 취하시기 바란다. 묵직한 보석같은 남미 페루, 서정이 넘치는 여정 네팔 편도 언젠가 적을 수 있으면 좋겠다. 다음 여행은 West Papua가 되기를 바라면서 현지와의 접촉을 조금씩 시도하고 있는 중이다.  2016년에는 기어이 그 꿈이 이루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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