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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rds of West Papua/Papua 2016 June

Magnificent Bird of Paradise, 19cm (endemic)

by plover 2016. 7. 21.


 

* 사진이 크므로(가로1300) 카메라 모양의 YZ projector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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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th가 운영하는 게스트 하우스 앞에 짐을 풀고 있을 때 Papua Bird Club 의 운영자 시타가 다가왔다.

먼저 도착한 BBC 팀 때문에 무척 바빠보였다.

그녀는 두 동의 숙소가 모두 만원이라서 엘리아킴의 집이든 마을의 다른 집에에서 묵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빠른 브리핑으로 시요브리 및 아르팍 탐조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내일 아침 일찍 Magnificent BOP 를 잘 보고 점심식사 후에는 아르팍 산속 게스트 하우스로 가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요즘 Black Sicklebill과 Arfak Astrapia 상황이 좋다고 했다.

멋진 소식이었다.

그러나 나는 무엇보다 Magnificent BOP 이 마을 바로 앞에 있으며 가장 쉬운 새인 듯 말하는 것에 감탄하고 있었다. 

님보크랑에서 격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볼 수 없었던 BOP.    
15분 정도의 거리에 이들의 hide가 있었다.

두 명 까지 들어갈 수 있는 하이드는 비좁지만 의자까지 갖추고 있어 편안하게 새를 관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새와의 거리가 너무 가까웠다. 200미리 내외였고 줌렌즈가 아니었으면 사진을 찍지 못했을 것이다.

  새를 볼 확율은 100, 사진은 그러나 대단히 어려웠다.

세번 째 들렀을 때에야 이들은 사진촬영을 허락했다. 


 


 


 


 


 


 


 




작고 아담한 Manokwari 공항에는 Eliakim이 기다리고 있었다. 짐작했던 것보다 훨씬 젊었고 잘 생긴 청년이었다. 그는 진정어린 말과 표정으로 반가움을 표현했다. 그의 말을 모두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종합해보면, "만남 이전에는 모든 것은 불확실하였다. 그저께 님보크랑의 알렉스와 통화(내가 알렉스에게 부탁했다.)를 하며 비로소 자신의 짐작과 판단(내가 공항에 도착하는 시간 및 아르팍 탐조 일정) 이 맞았다는 것을 알고 크게 안심했었다. 이제 이렇게 만나서 정말 반갑다."   그러나 안도와 반가움으로 따지면 나의 것이 더 컸을 것이다. 사실 우리 둘은 이미 두 달쯤 전에 첫 통화를 했다. 그러나 그 통화란 십여 차례 이상 시도한 끝에 간신히 서로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정도의 교신이었다. 이후에도 통신 도전은 매일 몇 차례씩 계속되었다. 이른 아침 혹은 조금 늦은 밤 때로는 한낮에도 행운을 기대하며 통화를 시도했다. 전화기에서는 인도네시아어 및 영어로 고객이 통화 불가능한 지역에 있으니 나중에 다시 시도하라는 메세지만 반복적으로 흘러나왔다.  그러던 어느날 아침 마침내 이전과 비교하면 대단히 맑고 시원한 연결이 이루어졌다. 나는 그 맑음이 사라지기 전에 서둘러 요점을 먼저 말했다. 이름과 국적을 알리고 유월 십일 부터 일 주일간 아르팍 탐조가 가능한지를 물었다. 그가 분명히 "노 프로블럼"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다시 한번 최대한 단순하고 분명한 단어들로 일정을 각인시켰고 그는 오케이라고 또한 분명히 말했다. 이제 궁금한 몇 가지를 물었다. 텐트와 모기장 그리고 장화를 가져가야 되는지 어떤지를. 그러나 대답은 전혀 내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이었다. 나는 나의 영어 청취능력을 원망했다. 그가 아나운서 같은 멋진 목소리로 원어민처럼 영어를 발음했기 때문이다. 그는 계속 말을 이어갔지만 이상하게도 더 이상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안타까웠지만 다시 한번 나의 아르팍 일정을 다짐하고 비행기 시간이 나오면 다시 연락을 하겠노라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나는 환호를 질렀다.  이번 여행의 두군데 목적지가 모두 예약이 완료된 셈이니 이제 안심하고 준비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그러나 아르팍 산으로 가기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두 가지 더 남아 있었다. 마노콰리 공항에서 아르팍(정확하게는 Syobri마을) 까지의 교통편과 식품준비(아르팍에 갈때는 누구든 자신과 가이드 및 포트의 모든 식량과 간식을 가지고 가야한다)가 그것이었다. 트립리포트에서 아르팍의 가이드 Zeth Wonggor를 통해서 교통편을 예약을 한 경우를 읽었기 때문에 그의 동생인 Eliakim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다시 통화를 시도했다. 어떻게 된 영문인지 그곳은 문자가 도달하지 않았기에 통화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 수십 차례의 시도 끝에 다시 한번 비교적 인식할만한 통화품질로 연결이 되었다. 그때도 나는 최대한 간단하게 요점만 물었다, "공항 픽업서비스가 가능한가?" 그는 가능하며 이백만 루피아라고 덧붙였다. 나는 재빨리 픽업서비스를 요청하였고 마노콰리 공항 비행기 도착 날짜와 시간을 두 세번 반복하여 전달했다. 그 또한 나의 주문을 확인해주었다. 이렇게 되면 식품은 마노콰리 시내의 어느 대형 수퍼마켓에서 그와 함께 준비하게 될 것이므로 어려운 과제는 모두 해결이 된 셈이었다.  공항에서의 우리의 반가움과 행복감은 그 모든 모호함과 불안으로 부터의 해방이었고 짙은 안개를 뚫고 마침내 환한 목적지에 도착한 뒤의 성취감 그것이었다. 


아르팍은 2900미터가 넘는 산이다.  주변의 산들도 높아서 시요브리로 가는 길은 급경사가 많았다. 왜 굳이 4륜구동차여만 했는지 금방 이해가 왔다. 아르팍을 지나면 거대한 두 개의 자연호 Anggi 호수로 이어진다. 덜컹거리며 가는 길은 겉보기 보다 중요한 길인지 공사구간이 많았다. 커다란 포크레인이 보이면 그곳이 어떤 급경사 지점이라 해도 우선 정차해야 했다. 차를 세울 때 운전자는 잊지않고 엘리아킴에게 무언가를 주문했는데 그러면 그는 재빨리 차문을 열고 나가서는 큼직한 돌을 바퀴 뒤에 고이곤 했다. 고임돌은 경사지에 차를 안전하게 정차시키는 역할도 했지만 출발할 때 뒤로 밀리지 않도록 하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수단이었다.  어떤 이유인지 수직에 가깝게 가파른 산임에도 나선형 길보다는 직선형의 경사길이 훨씬 많았다. 산세는 페루의 마추픽추 부근을 떠올리게 했다. 열대 정글인 것도 같고 산들이 뾰족하게 치솟은 모습도 흡사했다. 그러나 마추픽추를 오르는 차도는 그야말로 수나사의 나사산을 따라 가는 것처럼 끝없이 맴을 돌며 오르는 길이었다. 가는 도중 목소리가 멋진 엘리아킴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다. 전화에서 그랬던 것처럼 어떤 영어라 할지라도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공부를 더 해야되겠다는 다짐이나 여러 번 했다. 그래도 아르팍의 기온과 모기 사정을 묻지않을 수는 없었다. 그는 낮은 덥고 밤에는 춥다고 일러주었다. 특히 추위를 표현할 때는 몸을 잔뜩 움츠리며 오돌 오돌 떨리는 시늉을 해보였다.  나는 그와 유사한 상황(해발 1500 미터 정도의 열대 산간지역)을 이미 몇 차례 경험하며 열대지방의 추위쯤이야 쾌적함에 별로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님보크랑의 더위에 대해 이제 보상을 받을 차례였던 것이다. 더 좋았던 것은 모기 관련 소식이었다.  모기는 정글에는 조금 있지만 주거지에는 거의 없으며 더구나  말라리아는가 전혀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제야 진정한 파푸아로 가고있는 듯했다. 인도네시아 자바섬에서 온 이주민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님보크랑에서 이주민이 전혀 없는 원주민의 세계 그리고 첩첩산중 원시림의 파푸아로 다가가고 있었던 것이다. 끊임없이 흔들리며 달리던 차가 어느 산모퉁이를 돌아나오자 시야가 훤히 넓어지며 시요브리 마을이 나타났다. 마치 어둠 속에서 막이 오르고 밝은 빛속에서 예쁜 호수나 마을이 나타나는 무대의 그것처럼.  두 시간여 만에 나는 세속에 물들기를 싫어하는 은둔자들의 마을이거나, 헐렁한 신선들이 희희낙락하며 사는 곳이거나, 파라다이스에 가까운 어느 깊은 산속의 조그만 마을이거나 할 산속 마을에 도착했다. 어떤 세계의 숨겨져 있던 뒷문을 열고 문득 들어와 버린 것이라고 스스로에게 이르고 있었다. 사람들은 만면에 미소를 머금은 채 이방인을 바라보았다. 어떤 이는 크고 투박한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해왔다. 언제부터인지도 모르게 나는 동네 아이들에게 둘러 싸여있었다. 아이들의 미소와 호기심으로 반짝이는 맑은 눈빛과 쾌활한 목소리들 속에서 생각했을 것이다. '아하 천국의 새들이 이곳에 살고 있었구나.'          


*현지인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검정없이 적었는데 수정이 필요하다 (아마도 서로의 영어가 거칠어서).  와메나 산은 완전히 다른 지역에 위치해 있고 아르팍은 파푸아 바랏 주에서 가장 높은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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