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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꼬대

흑두루미와 놀기

by plover 2008. 12. 26.

 

 

놀았다

좇커니 딸커니

멀리서나마 눈도 맞추며

 

 

 

 

저는 저 마음으로

이는 이 마음로 생각하고 물었다

 

 

누구냐

왜 왔느냐

 

 

시베리아에서

부산에서

쫓기듯

끌린 듯

 

 

누가 무엇이 부른 것이더냐

 

 

 

 

속절없이 등떠미는 뜨거운 목소리라도 들리더냐

 

 

 

 

그래 놀자

내가 시베리아로 갈 날이 없을 까닭 또한 없구나

그러니 놀자

어차피 시간에 길이란 없지 않던가

누가 조금 더 멀리서 왔다고 억울해하기 없기

 

 

 

 

매양 빗나가는 스무고개 하며

어긋난 눈길 고르는 사이

좇거나 따르는 사이

갈대꽃 씨가

시간의 파편이 되어

붉은 바람을 타고흩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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