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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rds of Indonesia/Bali & Lombok

Javan Banded Pitta, 20-23cm, Endemic

by plover 2019. 10. 24.

 

 

봇짐 위에 길에서쉬지않는나그네 라는 택을 걸 때, 나그네라는 단어에 동경과 어린 시절의 에피소드가 조금 담기기를 바라기는 했지만 굳이 '방랑'을 꿈꾸지는 않았다. 블로그를 시작한 날로부터 10여 년이 훌쩍 지나간 지금,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혹은 당연하다는 듯이 묻곤 한다. 그동안은 어디를 갔다 왔으며 이제 또 어디로 가느냐고. 가장 막강한 힘을 가진 와이프 조차도 어지간해서는 길을 막지 않는다.  이러 저러한 잔소리를 하지않는 것은 역시 그다운 면이기는 하지만  한 해에 두세 차례 오지와 정글을 헤매기 위해 길을 떠나는 사람에게 아무 불평도 불만도 나타내지 않는 사람의 마음이란 거의 성자의 그것이라 해야 할 것이다. 마치 의도라도 한 것처럼 내게 여행 혹은 방랑은 거의 정체성이 되기에 이르렀고 어떤 때는 내가 가야 할 길의 지도가 dna에 이미 그려져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터무니없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발리를 여행 한 적이 한 번 있었고 지나친 일은 여러 차례 있었다.  구름처럼 새하얀 깃털에 하늘색 눈테를 가진 동그마한 새, Bali Myna 사진을 볼 때마다 다만 이 한 종을 보기 위해서라도 다시 발리를 가야한다며 뇌고 있었기에 그곳을 스쳐가는 마음은 늘 아쉬움과 미안함이 있었다. 그 숙제를 하기 위해 발리와 월러스 라인의 시작점에 있는 롬복섬을 찾아갔다. 그리던 발리 마이나와 Javan Banded Pitta를 성공적으로 만나기도 하였지만 놀랍게도 이번 여행에서는 '나는 왜 새를 보는가?'하는 원초적이고 막연했던 질문을 이전과는 다르게 혹은 새롭게 묻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있었다. 무엇이 나를 그리로 이끌었을까? 꿈에 대해서 어린시절과 방황의 시대에 관해서 듣거나 들려주는 일 또한 이미 지도에 기록되어 있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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