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lvet-fronted Nuthatch (Sitta Frontalis), 12.5cm 어디서 만나든 서프라이즈 선물 같은 새들이 있다. Nuthatch들도 그렇다. 희귀하거나 특별히 만나기가 어려운 종들은 아니지만 깜찍한 체형과 경쾌한 움직임이 매력적인 데다 우리의 귀여운 동고비에 엮인 반가움도 한 몫을 하는 것 같다. 보르네오에서는 처음으로 velvet-fronted nuthatch를 만났다. 애써 찾은 것이 아니라 더위 식히며 벤치에 앉아 게으름을 즐기고 있을 때, 몇 미터 떨어진 조그만 다리의 난간 위에 알밤처럼 투둑하고 떨어졌다. 누구인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몇 컷을 찍었다. 짧은 순간 머물다 쏜살 같이 건너 편 나무로 날아가 버리는 바람에 혼자만 찍었다. 보르네오에 네 번 오는 동안, 목표종에 올려 본 적이 없었고, 이 섬에 넛해치 종이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도 없었다. 제법 굵.. 2023. 3. 4. Short-tailed Babbler, 12.5-14.5cm 어둡고 고요한 숲 속에서 가슴팍이 하얀 작은 새를 만난다는 것은 Iking은 배블러 같은 은둔형의 새를 더 보고 싶어 하는 우리의 속마음을 읽었음이 틀림없다. 그는 말없이 트레일을 벗어나 길의 흔적도 보이지 않는 숲 속을 자신만이 아는 어느 지점을 향해 성큼성큼 나아갔다. 우리는 조용히 뒤를 따랐다. 한 발 한 발 내디딜 때마다 숲은 조금씩 더 어두워지고 있었다. 마침내 작은 계곡 앞에서 멈춘 그는 우리에게 서있는 자리에서 기다릴 것을 주문했다. 여느 하이드와는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허술한 가림막은 물론 누군가 딛고 다진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 몸을 가릴 곳이 없어서 엉거주춤한 우리와는 달리 Iking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예사로이 파랗게 이끼가 뒤덮인 나뭇등걸 위에 밀웜을 두고 우리 옆으로 왔다... 2023. 2. 27. Black-capped Babbler, 15-17cm 미소가 통하지 않는다면 거들떠보지 말 것, 그는 위험해 우리는 왜 낯선 곳에서 마주치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들에게 미소를 지어 보이는 것일까? 이런저런 대답들 중에 잘못된 답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딱히 하나의 답을 찾아야 한다면? 이렇게 제안하고 싶다. "호젓하고 아름다운 길을 천천히 걸어가는 나와, 마주 오는 또 다른 나그네가 미소는커녕 시선도 주지 않고 비켜가는 상황을 상상해 보기." 대번에 등이 허전해져 올 것이다. 말할 것도 없이 나와 그가 날린 미소에 담긴 선량함의 함량만큼 둘은 안정감과 행복감을 느끼는 것이다. 내가 평화를 사랑하는 안전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미소에 실어 보내는 기술이 웃음의 품질이 된다. 이런 일은 사람 사이에서만 일어나지는 않는다. 사람과 동물, 사람과 숲 속.. 2023. 2. 21. Java Sparrow, 17cm 조롱을 나간 문조 새를 파는 곳에 가 보았거나 길러 본 경험이 있다면 대번에 "어.. 문조네.." 하실 거다. 조롱 안의 인형 같고 만화 속 캐릭터 같은 문조가 실은 java sparrow, java finch, java rice-bird 등으로 불리는 야생의 새라는 것을 알고 나서는 기어이 인도네시아의 어느 들판에서 뛰노는 문조들을 만나보고 싶었다. 그런데 이곳은 보르네오 코타 키나발루 시내의 한 공원이다. 어떻게 된 일인가? 자바와 발리가 그들의 주 서식지였지만 정작 지금 그곳에서는 좀처럼 이 새를 만날 수가 없다. 자바섬을 여행할 때, 가는 곳마다 수소문하고 찾아보곤 하였지만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 보이지 않았다. 앞서 이들을 만난 분이 알려준 정보 덕분에 코타 키나발루의 한 공원에서는 쉽게 만날 .. 2023. 1. 2. White-bellied Woodpecker, 40-48cm 경기도 광릉 숲에 살았던 크낙새는 14 아종이 있고 white-bellied woodpecker는 그들의 통칭이다. 우리는 어둑하고 축축한 열대 정글 한 귀퉁이에서 잃어버린 전설이라도 찾은 듯, 집 나간 며느리 선물 꾸러미 안고 돌아 온 듯 반가이 크낙새의 사촌을 만난다. Aug 2022 2023. 1. 1. Pink-necked Green-pigeon Aug 2022 2023. 1. 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