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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rds of Peru

HOATZIN, 61-68.5cm

by plover 2014. 11. 8.

아마조니아 롯지 부근에서는 common했다. 습지나 호숫가에서 항상 무리를 지었다. 생김새도 독특하지만  이들의 소리는 그야말로 상상불허다.

롯지에서의 첫날 저녁, 몇 번인가 잠을 깼는데 나그네의 외로움도 한몫을 했겠지만 이상한 소리가 주된 원인이었다. 마드레 데 디오스강을 건너서 밀림 속으로 난 오솔길을 10여 분 걸어가면 불현듯 쿵하고 나타나는 유럽식 넓은 정원을 가진 외딴 롯지. 내가 묵은 방은 앞뒤로 밀림을 향해 훤히 트여있는 건물의 끝에 있었고 더위와 습기를 피하기 위해 천정이 대단히 높고 횡뎅그레할 만큼 넓었다. 거기다 일인용 침대 세개 중 두 개는 조용히 비어있을 수 밖에 없었다. 외로움에 빠져들 분위기는 다 갖춰진 셈이었다. 여행 내내 그러했지만 지친 나머지 초저녁부터 곯아 떨어졌다. 그리고는 한밤중에 이상한 소리 때문에 잠이 깼다. 너무도 기이하고 어찌 들으면 끔직한 소리가 방 가까운 곳에서 들려왔다. 사나운 짐승이 울부짖으며 사냥을 하는 중이고 가여운 동물이 발버둥을 치며 내는 소리인가 싶으면 깨어진 관악기에서 남직한 소음같은, 천식환자의 마지막 기침소리 같은 거칠디 거친 소리가 계속되는 것이었다. 하도 오래 지속되어 맹수들이 싸우는가 싶기도 했지만 나가 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방문을 나서기만 하면 어디선가 포효하며 덤벼들것만 같아서였다. 내심 누군가가 나와서 그들을 쫓아주었으면 하고 바랬다. 무서운 소리에 적막감만 더해 갔다.  듣다 자다 하는 가운데 새벽이 왔다.  여명이 오는 이른 새벽은 언제 무슨 소리가 들렸나 싶을 만큼 고요해져 있었다. 어디선가 새 한 마리가 노래를 한 음절 부르자 그것을 신호 삼아 숲 여기 저기서 새들이 깨어나며 노래하기 시작했다. 적막하고 무서웠던 숲이 순진한 아이처럼 기지개를 켜며 깨어나고 있었다. 그 평화로움에 새벽 단잠이 들었다. 아침을 먹으며 가이드에게 물었다. 간밤에 들리던 소리가 무었이었냐고. 가이드는 무슨 소리가 들렸냐며 되물었다.  밤새 그렇게도 처절히 울려퍼지던 소리를 못들었다고 하니 더 할 말이 없었다. 오후 탐조에서 습지를 지나다가 화들짝 깨달음이 왔다. 물가에 줄지어 앚아있던 Hoatzin 들은 사람이 나타나자 날개를 퍼덕이며 경계음을 내기 시작하는데  아, 바로 그 소리!  실소도 했거니와 무슨 새의 소리가 도대체 지옥의 통주저음도 아니고...

 

 

 

 

 

 

 

 

 소리 : http://www.xeno-canto.org/species/Opisthocomus-hoazin

 

 

 

2014,10

 Machuwasi, Amazonia, Manu, Pe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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