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구시 월이면 뒷산에서 제비딱새를 본다.
해마다는 기껏 사오 년이지만 빠짐없는 사오년이다.
그러면 가지 않았던 오십 년 동안의 구시월은 어땠을까?
말할 것도 없지.
지상에 없을 어느 오십 년 동안에도 제비딱새들은 구시 월의 말채나무와 느릅나무와 숲 위를 날아다니는 무수한 고추잠자리를 기억해내고는 날아 오고 있을 것이기에.
계절의 정확하고도 철저한 순환은 때때로 무섬증을 일으킨다.
그 지극한 순환과 연결의 궤도에서 나만 홀로 은하철도를 놓쳐버린 것 같다.
해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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