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감에서나 볼 수 있는 새이겠거니 했다.
내 실력으로는 잘 찍기가 정말 어려웠다.
차라리 그늘에서 만났으면 좋을텐데...찍으면서 혀를 차며 속으로 한 말.
워낙 울창한 밀림이라 긴장되는 바가 없지 않았지만 그래도 반나절 쯤은 혼자서 돌아보고 싶었다.
가이드에게 가족과 함께 오붓한 시간 가지시라 해놓고 (아마조니아 롯지는 가이드의 부모가 운영한다), 롯지에서 비교적 가까운(무서워서) 트레일을 골라 혼자 나섰다. 가이드와 함께 할 때와 혼자 탐조할 때, 각각은 장단점이 뚜렷하다. 작은 새 (특히 소리를 잘 내지 않는)를 보거나 찾는 것은 낯선 환경의 이방인에게는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이 때는 가이드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의지하는 편이 몇 배 혹은 열 배도 더 유리할 것이다. 그러나 주로 온드 그라운드 혹은 숲의 하단부에서 생활하는 크거나 조심성 많은 새들을 만나기에는 혼자가 훨씬 낫다. 실력과 경험 보다 정숙성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숲길을 조용히 천천히 걸으면 설혹 새가 사람을 먼저 보더라도 그다지 경계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은 하던 동작을 멈추고 조용히 사람을 관찰한다. 그런 모습(새가 가만히 정지한)을 만나면 대개는 가까운 조우에 성공할 확율이 7,8할이 넘는다. 나의 경우 우선 그 자리에 얼어 붙는다. 그리고 한 발짝도 떼지 않는 상태에서 파라킷이나 트로곤 처럼 할수 있는 한 천천히 움직인다. 자세를 낮추며 쪼그려 앉는다. (허벅지가 두껍지 않아 쪼그려 앉는 것이 나에겐 그다지 불편하지 않다) 동작은 느릴 수록 좋다. 한 획도 휙 그어서는 안된다. 승무 보다 더 고요히 몸을 움직여 마침내 쪼그린 자세를 완성하면 이제 새가 다가 온다. 오지 않으면 오리걸음으로 내가 다가 간다. 대개 화각에 가득 찰 때까지 접근할 수 있다. 여기서도 커다란 새를 몇 만났다. 거리가 너무 가까워 전전긍긍했다. Razor billed Curassow 가 그랬고 Blue throated Piping Guan도 그렇게 만났다. Rufous sided Crake를 지척에서 만났지만 좋은 사진찍기에는 실패했다. 역시 그들의 수줍음은 지상최고의 수준이다. 아, Bluish fronted Jacamar도 찍었는데 꼬리가 살짝 잘려나갔다.
2014, 10
Amazonia, Manu, Pe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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