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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rds of Peru

CHESTNUT-EARED ARACARI, 42-46cm

by plover 2014. 11. 16.

 

 

네팔과 보르네오에서 혼빌을 보고 싶어 했던 것처럼 투캔(TOUCAN)이 보고 싶었다. 사실은 좀 더 했다. 이들의 매력은, 말이 안되겠지만, 미술로 친다면 아방 가르드의 정수 같다. 균형과 조화와 아름다움 같은 말들이 서로 붙어 있는 것인 양 배우거나 공부해 온 촌뜨기가 달리의 그림을 미술로 아름다움으로 인식하게 되는 데는 시간이 적잖이 걸렸다. 큐비즘이나 초현실파들의 그림들은 다 그랬다. 초중고 모든 교과서에 실리는 극도로 유명한 그림들을 무시할 수 없었기에 새처럼 고개를 갸웃대며 예술 찾기에 시간을 들인 것이다. 미술 선생님은 가르쳐 주지 않았다. '겉으로 보이는 균형을 깨고 들어가면 더 큰 균형이 있는데 측량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라서 비로소 자유가 필요해진다. 그 자유를 얻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무릇 공부란 그것이다.'  웃기는 이야기 같지만 가우디와 피카소와 달리 등의 신비주의와 난해함들이 한거풀 벗겨져 버린 듯하다. 차라리 이렇게 말하고 싶다. '만일 내가 세상의 새들을 제대로 좀 보고 그들의 그림과 건축들을 보았다면 기이하다거나 어렵다거나 하는 선입견 보다는 다른 가치를 먼저 보지 않았을까?' 나는 Horn-bill 들의 조형에서의 격심한 불균형을 좋아한다. 말도 안되게 큰 새라서 더욱 좋아한다. 그 때문에 극복이라든지 자유 같은 단어들이 그들 주위를 떠다니는 것처럼 느끼곤 한다. 그래서 그런지 그들은 또 다른 불균형한 아름다움을 가지게 되는데 바로 초식성의 선량함이다. 그것이 궁극인지 요건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기묘하게 크고 그로테스크한 새가 달콤한 과일이나 탐한다는 것은 나에겐 어떤 궁극적 아름다움으로 여겨진다. 투캔이 더 보고 싶었던 이유는 크기는 혼빌과 비슷하거나 다소 작지만 그들의 불균형미는 더욱 과감하고 단단함마저 느껴지기 때문이었다. 조형은 또 어떤가. 무엇이 자유와 아름다움에 대해 이보다 더 잘 설명해줄 수 있겠는지. 

 

 

*크기와 관련해서 수정해야 한다. 혼빌은 1m 내외의 새가 많지만 투캔은 가장 큰 Toco Toucan이 58cm 정도. "투캔은 혼빌에 비해 크기가 작다."  

 



 

 



 

 



 

 



 

 

 



 

 



 

 



 

2014,10

Amazonia, Manu, Pe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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