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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rds of Peru

YELLOW-CROWNED PARROT,33-36cm

by plover 2014. 11. 21.

아마존강의 상류에 해당하는 Madre De Dios 강에는 몇 군데 clay lick(새들이 진흙을 섭취하는 장소) 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아마조니아 롯지 가까운 곳에 있었고 우리는 도착 이튿날 새벽 어스름에 아침을 먹고 서둘러 찾아갔다. 야마하 모터가 달린 커누형의 길다란 배(대략 의자가 10 개 남짓 있다)를 타고 20여분 달렸다, 아니다 잠시 잘 달리다가 급히 얕아지며 급류가 지는 곳에서는 조심스레 몸을 비틀며 철조망 통과하듯 아주 천천히 가기를 몇 번 반복하며 찔끔 찔끔 달려갔다. 해발 4200m에서 시작한 Manu는 이제 고도 500m 쯤에 다다랐지만 여전히 더 낮은 곳에 있는 아마존강을 그리워하기라도 하는 듯 빠르게 몸을 낮추어 가는 중이다. 폭은 이미 수백 미터도 넘지만 강이 허리를 꺽어 고도를 낮추는 지점에서는 수심이 급격히 얕아지며 급류가 진다. 거기를 꽤 큰 몸집의 배가 묘기하듯 아슬 아슬하게 통과하는 것이다. '킹피셔가 있을 법한데..' 라는 생각이 스침과 거의 동시에 비르힐리오가 소리쳤다. "Amazon Kingfisher!" 강으로 뻗은 횃대에 앉아있던 회색빛의 킹피셔는 요란한 소리를 내며 다가오는 배를 발견하자 날아서 시야에서 사라져 갔다. 종 다양성과 각각의 밀도 또한 최고수준을 자랑하는 아마존 유역이지만 킹피셔가 드물다. 종이라고 해봐야 4,5종에 빈도도 높지 않은 듯하다. 지역의 특성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물총새 종류가 영 드물다.'라고 불만인 양하는 것은 환경으로 볼 때는 우글 우글 많을만 해 보이기 때문이다. 몇 종의 헤론을 곁눈질하는 사이에 배는 시원하게 더 넓어진 어느 기슭에 닿아 있었다. 가이드는 서둘러 스코프를 세우고 건너편 기슭을 스캔하기 시작했다. " We are in time !" 그는 자랑스레 말하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정작 나는 그다지 기대도 감흥도 생기지 않았다. 그런 마음이 들킬까 조심이 될 정도였다. 아마존의 앵무새들이 매스컴을 너무 많이 탄 탓도 있고 세상 곳곳에서 그 화려하고 영리한 새들을 애완용으로 기르기에 상대적으로 야생의 맛이 적어진 탓도 있을 것이다.  그는 몇몇 마꼬와 패럿의 이름을 부르며스코프를 건네 주었다. 불그레한 흙벽을 주로 녹색을 띤 새들이 빼곡히 덮고 있었다. 나는 멋지다, 대단하다 라고 말했지만 실은 김이 빠진 립서비스였다.  미적지근한 그런 내 마음이 들킬까 신경을 쓰는 것은 페루의 버드와쳐들이 그들의 마꼬(Macaw)를 엄청나게 자랑스러워 하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다양한 종, 종으로서의 최대의 크기, 세계인의 찬사를 받는 화려함, 신기한 clay lick 등에 뿌듯해 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 것이다. 페루로 마누로 새를 찾아 떠나겠다고 결정을 내리고 나서 자료를 찾을 때, 어떤 웹사이트에서든 아마존의 마꼬와 클레이 릭은 가장 강조되는 아이템이었다. 가이드도 두 세번 (그의 무뚝뚝함을 생각하면 두 세 번이면 대단한 수다다)이야기 했다. 아마조니아 롯지의 최대 장점 중 하나가 다른 곳 보다 많은 앵무새 특히 마꼬들을 볼 수 있는 것이라며 힘주어 말했던 것이다. 그런데 나는 왜 그랬을까? 이제 와서 돌아보면 마음이 좀 아프다. 어쩌다 얻어 걸린 것처럼 찍힌 마꼬나 파라킷을 큰 모니터를 통해 보니 내가 그 동안 생각하던, 야생성이 적어 보이는 조금은 pet 느낌이 있는, 앵무새들이 아닌 것이 확실하다. 더 예쁘고 훨씬 사랑스럽다. 아마존이라 그런지 야성미도 뚝뚝 듣는다. 슬프게도 다만 한 번도 저 마꼬(Macaw)를 혹은 파라킷을 예쁘게 잘 찍어봐야지 하며 찍은 적이 없었다. 머리 위를 아주 가깝게 날아가니까 혹은 시뻘건 새 두 마리가 고래 고래 소리를 지르며 지나가니까 그리고 해질녁이면 잠자리를 롯지의 정원으로 정한 몇 녀석들이 아주 가깝게 와서 앉으니까... 아무튼 나는 지금에야 , 다시 마누로 간다면, 할 수 있는 한 잘 그리고 섬세하게 사진작업을 할 대상으로서 아마존의 앵무새들을 추가한다. 그런데 언제나 다시 갈 수 있을까. 그건 정말 큰 행운일 것이다,  아주 드라마틱하고 감격스러운 행운.

 

 

 

 

clay lick 에서 흙으로 배를 채우고 돌아가는 앵무새 한 쌍. 머리 위로 지나갔다, 불룩한 배를 내 보이며.

 

 

 

 

 

2010,10

Amazonia, Manu, Pe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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