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는 이 새를 보여주려고 애를 많이 썼다. 정상 부근의 캐노피까지 올랐지만 기대하던 새는 나타나지 않았고 땀과 썬블록 크림과 모기 기피액이 한데 어울려 끈적이는 얼굴에 하염없이 먼지나 내려앉았다. 처음엔 꽃가루인가 했다. 하지만 기어다니는 꽃가루는 없지 않은가? 그 가려움은 간지러움과 비슷한 무엇이 아니었다. 얼굴을 불속에라도 집어넣어 작디 작은, 그러나 날아 다니는, 쫓아도 쫓아도 달려드는 혹은 내려 앉는 먼지같은 벌레들을 태워버리고 싶을 정도였다. 묵묵히 참고 있는 가이드가 하도 대견해서 30분 이상을 견뎠다. 아니 한 시간이 넘었을 것이다. 마침내 인내심은 다 말라버렸고 내려 가자고 청했다. 그러나 먼지같은 벌레 때문이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 기껏 한 말이 "새가 없네요. 덥고 목도 마르군요." 였다. 그날 밤 침대에서도 악몽을 꾸듯 형체도 없는 벌레들에게 시달리며 잠을 설쳤다. 그들이 옷과 신발에 묻어 왔던 것. 이름을 물었다. SWEAT BEE... 아, 뭔가 감이 오지 않는가!
좀처럼 없을 시원한 샤워를 마치고 나오니 이들이 롯지 위 하늘을 날고 있었다. 그 상쾌함과 아름다움이란!
좀 멀다. 그러나 맨눈으로 보는 즐거움이 대단했다. 북미에서 남미로 이동 중이라 했다.
2014,10
Amazonia, Manu, Pe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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