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코코 숲속에서 만난 다른 가이드가 사무엘에게 피타를 보았다며 위치를 알려주었다. 우리는 Knobbed Hornbill 을 기다리던 일을 잠시 미루고 지체없이 달려갔다. 가까운 곳이라고는 했지만 혹시라도 가는 도중에 사라져버리기라도 할까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뒤를 따랐다. 어느 지점에서 사무엘은 멈추었고 숲바닥을 가리켰다. 새 한마리가 낙엽을 들추며 먹이를 찾는 중이었다. 피타였다. 새의 모습이 온전하게 앵글에 들어오지 않는 어설픈 상황이었지만 황급히 셔터 부터 눌렀다. 그리고 조금씩 다가 갔다. 새는 무심히 먹이나 찾을 뿐이었다. 마침내 느긋한 여유까지 생겼다. 어둑한 숲속이었지만 감도를 800까지 내렸다. 새는 분명히 사람의 존재를 의식하고 있었지만 경계와 두려움은 적어보였다. 나중에는 나직한 횃대에 오르더니 본격적인 휴식모드에 돌입했다. iso를 400으로 내렸다. 흔들릴세라 암탉 병아리 품듯 카메라를 품고 느리게 느리게 사진을 찍었다. 비록 카메라의 성능이 놀라울 정도로 좋아졌다고는 한다지만 나는 아직 고감도에서의 컬러 재현능력에 대해서는 신뢰하지 않는다. 그래서 적당한 양의 증거를 확보하고나면 운좋은 한 발의 명중을 기대하며 느린 셔터를 마구 눌러대곤 한다. 이 새는 어째서 그토록 사람을 무시했을까. 마지막 사진은 감도 400에 1/8 초다.
2015,07
Tangkoko, Sulawesi, Indone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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