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새 혹은 무덤새라고도 부르는 megapode 종의 하나인 Maleo는 술라웨시 섬과 부속섬인 부톤 섬에만 적은 수가 남아 위태롭게 살아가는 멸종위기 적색 종의 새이다. 비교적 안정적으로 그들을 볼 수 있는 Tambun은 Tangkoko에서 간다면 10시간 이상을 쉬지 않고 달려야 한다. 술라웨시에 오는 birder들은 그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우리 또한 그랬다. 오직 말레오를 보기 위해서였다. 보호구역은 울창한 정글이었는데 그 바닥의 흙은 따끈했고 숲 안을 흐르는 실개천의 물은 뜨거워서 손을 넣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말 그대로 살아있는 화산지형, 말레오가 알을 숨기고 부화하기에 알맞은 장소인 셈이었다. 그들은 다른 천적으로 부터 알을 숨기기 위해 땅밑으로 굴을 파거나 여의치 않으면 강인한 다리와 발톱을 이용한 뒷발질로 흙을 쌓아 알무덤을 만든다. 새가 만들었다고는 상상하기 어려운 실로 거대한 무덤이다. 파푸아의 어느 정글에서 메가포드의 알무덤을 처음 보았을 때 가이드의 안내에도 불구하고 믿기가 어려웠는데 우리나라의 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무덤 크기의 알무덤이었던 것이다. 탐분의 보호구역은 정글인 데다 굳은 땅이어서 말레오는 무덤을 만들기 보다 땅밑으로 깊은 굴을 파고 알을 묻었다. 어미는 알을 품지 않고 지열을 이용해 새끼를 부화시킨다. 60일 정도가 지나면 말레오의 병아리는 제 스스로 알을 깨고 나와 어미가 만들어 놓은 보호장벽을 허물고 지상으로 나온다. 마침 하루 전에 부화한 새끼를 방문객이 직접 방사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같이 갔던 분이 관리인으로 부터 건네 받은 새를 쥐고 있던 손을 펴자마자 아기새는 땅으로 뛰어내려 쏜살 같이 달려서 숲속으로 사라졌다. 깨어난지 이틀 된 새끼였지만 시쳇말로 애어른 같은 단단하고 또릿또릿한 병아리였다. 아직도 Megapode 서식지 주변의 시장에서는 이들의 알을 쉽게 살 수 있다고 한다. 알은 오직 식용이 될 뿐인데, 맛과 영양에 있어서 계란과 다를 바가 없다는 사실은 우리를 더욱 슬프게 한다. 화산새들의 알은 큼직막하고 또 훔치기도 수월해서 뭇 천적들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린다. 천적들 중 가장 치명적인 알도둑은 바로 이웃에 사는 인간들이라니 이 무슨 참담한 일인가. 부끄럽고 슬프다.
처음 본 곳은 뜻밖에도 대단히 높은 나무였다
2015,07
Tambun, Sulawesi, Indone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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