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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꼬대

Slaty-bellied Tesia, 8cm

by plover 2023. 1. 3.
 
약 2주 동안 태국의 남쪽 Kaeng Krachan NP에서 시작하여 Kanchanaburi , Sukhothai를 거쳐 Chiang Mai, Doi Inthanon NP를 여행했다. birding에 슬슬 열을 올리고 있는 30년지기 두 친구가 합류하여 여행은 각별했고 의미가 깊었다. Baan Maka Lodge에서 만난 사람들이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그 중 몇 분은 이미 친구가 되었고.내가 좀 산 같다고 생각하는 친구와 나의 지기들 그리고 만난 모든 분들께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반갑다, 테시아
 
어느 페친의 게시물에서 이 새를 보고 감탄과 함께 한숨을 지은 적이 있다. 나도 이 앙징맞은 녀석을 볼 수 있을까 싶었던 것이다. 대부분의 두툼한 도감들은  한두 페이지를 할애하여  아주 작은 새들을 빼곡히 그려서 보여주곤 한다. 그것들은 늘 현실감은 희미하고 낙서 같고 구색 맞추기인 듯한 분위기를 풍기는데 나의 의구심이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풀잎 속을 기어 다니는 새들, 빽빽한 덤불 안에서나 작은 가지들을 쪼아 흔들어 존재를 알려오는 새들, 어두운 새벽녘과 해진 뒤의 어둑살에나 살며시 나타나 잠시 머물다 다시 숨어버리는 새들을 눈으로 보고 사진을 남기는 일이 어떻게 어려운지 아는 버더의 푸념인 것이다. 새를 찾는 눈길이 점점 더 어둡고 깊은 곳, 아무 것도 없을 것 같은 허수룩한 곳을 향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그들이 말을 걸어 온다. "드러내지 않는다고, 큰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고, 너무나 작다고 해서 아름답지 않은 것은 아니란다. 그러니 이제 우리를 찾아봐." 태국의 여행에서 Slaty-bellied Tesia는 Pitta를 만나지 못한 아쉬움을 깨끗이 씻어주었다.

 

 

 

KYH선생님의 Z9 앵글에 잡힌 두 컷, 셔속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서 흔들림이 있지만 오히려 그때의 흥분이 짜릿하게 전달되어 온다. 셔속과는 별개로 기막히게 앙징맞다. 

Nov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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