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의 이름을 지어준 새들.
오세아니아를 떠나 적도를 지나 태평양을 가로질러 이렛 밤 여드렛 낮을 날아온 새들.
어예쁜 스튜어디스가 피로와 배고픔을 달래주듯
수천 미터 높디 높은 하늘이니 천사나 관음보살이 광채나는 미소라도 더러 지어 보여주는 것일까.
먹지않고 쉬지않고 날아온 큰뒷부리도요의 체중은 여드레 전 그것의 절반.
여름깃 완연한 흑꼬리도요와 깃갈이 중인 큰뒷부리도요들.
한번만 두 손으로 날개죽지를 감싸고 잡아 본다면...
그들의 가벼움과 날렵함은 필시 전염성이 강할 것.
언젠가 썼었지.
너의 날개, 프로메테우스의 심장같은 엔진.
이 지극한 온전함에
슬프거나 기쁘지 않을 이 누가 있을까.
몰라서 그렇지 너희는 하루나 이틀은 더 걸려서 왔겠지.
엔진이 동급이라면 날개의 표면적이 곧 시간일테니.
날개를 맞대거나 스쳐가며 칠팔일을 견딘 너희들의 비행에 경의를 보낸다.
도요새여 영원하라.
'scenery or episod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느 곳에 깃들어 살든 (11) | 2010.10.29 |
---|---|
바다로 간 직박구리 (4) | 2010.05.03 |
수양버들 새순 날 때 (9) | 2010.03.29 |
못난이 (11) | 2010.03.16 |
春蘭之節 (11) | 2010.03.1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