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필 무렵
현해탄 밀물타고 쿠로시오 해류 낙동강 거슬러 오르면
물위의 새들은 회음부가 간지럽다
봄강에 하늬바람 분다
부풀린 장식깃 뿔논병아리 두 마리 바람에 이는 물처럼 눈 맞을 때
물결은 4/4박자로 찰싹인다
하나 둘 셋 착
하나 둘 셋 척
하나 둘 착 척
착착 척척
아르헨티나여 이제 그만 고백해라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흐르는 라플리타강 뿔논병아리에게서 탱고를 배웠다고
어때요?
한 번도 춰 본 일이 없어요
잡아 주실꺼죠?
저만 따라 오세요.
자 갑시다
오른 쪽 먼저
바람결에 한 번
물결에
그리고 마음 가는대로
누가 뿔논병아리에게 춤을 가르쳤을까
나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희미한 웃음을 머금고
손자의 손자의 손자의 그 손자를 아리송하게 바라본다
누구는 아버지 하나님의 뜻이라 하고
그는 집단무의식이라 하고
뜨거운 카르마일지 모른다 하고
x도 모르는 유전공학자는 디엔에이 염기서열을 보여주는데
지도에는 시작도 끝도 없는 길만 회오리 쳐
차라리 바람의 속삭임이나 들으랴
단풍나무 물 오를 때 쿠로시오 난류 강물을 부풀리네
하얀 꽃잎 떠서 흐르는 그 강에 서풍 불 때
춤추지 않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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