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
...
... 봄날은 간다
눈물겹지 않은가? 불러보면 뜨거운 무언가가 솟아나 고이고
듣노라면 돌아가신 누님의 하얀 목덜미 뒤로 길게 땋아 내린 댕기머리가 어른거린다
흰 버선발에 스치는 꽃분홍 한복 치맛자락 사각이는 소리가 들려온다
꽃놀이 가는 아낙들과 어예쁜 누이들의
봄바람을 가득 담고 부풀어 오른 화사한 치마들이 빙글빙글 돌아간다
'봄날은 간다' 라고 현재형을 말하는 동안 왜 모든 것들은 과거형으로 인식되는 걸까
내게 그리고 모두에게 묻고 싶다
"당신의 봄은 안녕하십니까? "
꽃 속의 꿀처럼 끈적이는 슬픔, 그래도 사랑하지 않을 수는 없지 않겠는가. 올봄엔 또 어디서 꽃가지 꺾어놓고 마셔볼래?
아메리카를 떠돌고 있을 친구와 오며 가며 봄을 헤아리고 있을 친구에게 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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