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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rds of Indonesia/Halmahera

WHITE COCKATOO,46cm (ENDEMIC)

by plover 2015. 10. 7.

 

 

 

두 종의 cockatoo, 십여 종의 parrot 과 lorikeet 이 사는 이곳 할마헤라는 뉴기니아와 더불어 앵무새들의 고향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을 준비하는 동안에도 여러 앵무새들을 만날 생각에 사뭇 몸이 달았고 할마헤라의 앵무들은 아마존의 새들처럼 까칠하지 않기를 바라기도 했다. 아담한 크기에 홍옥 사과처럼 새빨간 채터링 로리와 신비함을 넘어 성스러운 느낌마저 드는 white cockatoo는 당연히 위시 리스트 상단에 자리 잡았다. 그렇지만 슬프게도 이곳의 앵무새들의 예민함과 수줍음은 페루의 새들보다 더했다. 버딩을 나서면 여기 저기서 재잘대는 소리가 들리고 곧잘 눈에도 띄지만 새와의 거리는 언제나 멀었다. 화이트 코카투가 특별히 멀었던 것은 물론이다. 큰 데다  높은 곳, 노출된 곳에 앉는 것을 좋아해서 1,2 키로미터 거리에 있는 새도 찾기는 쉬웠다. 그래서 차를 출발시키면 짧은 기다림도 없이 나무라는 투의 소리를 내지르며 보이지 않는 곳으로 날아가 버리곤 했다. 나흘 동안 몇 번의 조우가 있었지만 렌즈를 제대로 겨냥해 보지도 못했던 것이다.  내일은 날이 밝으면 지체없이 웨다를 떠나야 한다. 우리는 마지막 기회가 조금 남았을 뿐이라는 뜨거운 마음으로 이른 아침부터 white cockatoo 를 찾기 시작했다. local birding guide인 Bambang은 그들이 어느 곳에 머물고 활동하는지 훤히 알고 있는 듯했다. 문제는 찾는 것이 아니라 다가가는 것, 우리도 이 아름다운 새의 좋은 사진을 남기고 싶은 당연한 열망을 가지고 있었다. 시작에 오래지 않아 밤방이 소리쳤다. "화이트 코카투 !" 1km는 족히 떨어진 곳에 여러 마리의 화이트 코카투들이 앉아 있었다. 호기롭게 차를 출발 시켰지만 곧 이어 밤방의 탄식이 들렸다 "아..플라이 플라이..." 그는 새들이 어디로 날아 갔을지 짐작하여 은폐가 가능한 상황에서 최대한 가깝게 접근할 수 있을 만한 지형을 찾아 차를 세웠다. 차에서 내린 밤방이 귀를 기울였다. 새들은 바로 이 능선 위에 있다고 말했다. 그가 물었다. "어쩌실래요, 꼭대기까지 한번 올라가시겠습니까?"  꽤 높았다. 카사바가 자라고 있는 언덕의 경사는 수직에 가까워 보였다. 더구나 길이 없었다. 맨몸이라 해도 망설여질만 했다. 나의 경우 삼각대를 사용하지 않는데다 렌즈도 비교적 가벼워서 어렵지만 도전해볼 만했지만 600mm렌즈를 장착한 카메라를 이동시켜야 하는 분에게는 난감한 결정이 아닐 수 없었다. 결국 감행하기로 했다. 미끄러운 길이었지만 열정이 등을 떠밀어 주었고 밤방은 앞에서 끌었다. 허위 허위 오르는 도중에 불안감이 엄습했다. '이렇게 올랐는데 새가 없으면...' 뒤로 미끌어지는 사람의 몸을 떠받쳐 가며 마침내 능선에 도착했다. 모두 땀에 젖었다.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밤방은 새가 건너 편으로 날아갔다며 풀이 죽어 말했다. 과연 건너 편 기슭에 새들이 모여 있었다. 그는 이곳은 코카투들이 먹이활동을 하는 곳이므로 다시 날아올지 모르니 기다려 보자고 했다. 땀을 식히는 동안 소리를 울려보자고 주문을 했다.  예민한 새들이라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이판사판의 심정으로 플레이를 시도했다. 뜻밖에도 소리는 우렁차고 명료했고 높은 언덕에서 낮은 기슭을 향해 잘도 퍼져갔다. 반응은 즉시 나타났다. 큰 응답과 함께 한 마리가 날아 올랐고 우리 방향으로 날기 시작했다. 곧 이어 다른 10여 마리의 새들도 날아오기 시작했다. 하얀 새들이 온 하늘을 가득 메우는 듯했다. 환희의 송가는 이런 때 탄생했을 것이다. 다행히 야자수들이 사람들을 잘 가려주었고 새들은 차례 차례 소리의 진원지 가까운 곳에 내려 앉았다. 새는 생각하던 것 보다 더 크고 아름다웠다. 몸을 노출시킬 수가 없어 새의 온전한 모습을 보는 것은 쉽지 않았다. 운좋게 가지 사이로 보이는 몇몇을 사진에 담았다. 새하얀 새가 햇빛에 몸을 노출한 모습은 아름답기 그지 없으나 카메라에게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그늘에 앉은 온전한 모습의 새를 찾아내고 싶었으나 몸을 움직일 수 가 없었다. 모두 팽팽한 긴장 속에서 거친 숨을 쉬며 조금이라도 더 잘 보기 위해 애를 태웠다. 미세하나마 움직임들이 없을 수 없었는데 어느 순간 그것 조차도 감지한 새들은 무어라고 한 마디씩 내뱉으며 자리를 뜨기 시작하더니 오래지 않아 모두 사라져 갔다. 소나기처럼 짧았으나 황홀한 시간! 

 

 

 

 

 

 

 

 

 

Sulphur-crested Cockatoo (White Cockatoo 무리 속에 섞여있다.)

 

 

 

 

 

 

 

 

 

 

 

 

 

 

 

 

 

 

2015,07

 

HALMAHERA, INDONE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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