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딱새 너댓 마리가 선물 사오는 아빠 마중 나가듯활개짓하며
검은 팥배나무로 모여든다
어미도 아비도 나무의 가장 높은 곳으로 날아와 휘파람을 불어준다
소란한 틈을 타고 노랑딱새 암컷이 조심스레 모습을 드러낸다
훔치듯 하나를 따 입에 넣고는
아직 잎이 무성한 다른 나무 속으로 숨어 버린다
성조에 가까워 보인다
아직 충분히 익은 수컷은 아니다
가슴이 거의 주홍에 가까운 새 한 마리가 언듯 지나갔을 뿐이다
소심하기로는 남녀노소가 따로없다
노랑딱새처럼 제대로 소심해 볼 일이다
무지 예쁘다
제비딱새도 왔다
솔딱새도 다녀갔다
나즈막한 산 꼭대기의 큼직한 팥배나무 한 그루
제 할 일을 하다가 생각났다는 듯 나뭇잎을 펄럭 떨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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