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소리에 아침 잠을 깨면 좋겠습니까?
마당을 혹은 문 앞을 비질하는 소리는 어떨까요?
그 소리에 잠시 어린 시절의 고향집에 어떤 겨울의 산사에 잡혔다가 거짓말처럼 낯설은 게스트하우스에서 눈을 뜹니다.
새 신발이나 맑게 닦은 맨발을 위해서도 아니고
당신이 무슨 투박한 신발을 신었든 어떤 어두운 길을 질척이며 걸어온 발이든
오늘은 그저 첫 발자국 선연히 찍으며 새로운 시간을 시작하시라고 누가 대문 앞을 쓸고 있습니다.
새 지폐처럼 머리가 맑아 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리고 얼마 후 2층의 계단을 내려와 낮은 문을 열고 발을 딛으려 할 때 흠칫 놀랍니다.
꽃.
곱게 쓸어 놓은 흙 또는 시멘트 바닥 보다는 스치지 않고는 나설 수 없는 커다란 꽃 한 송이가 피어 있습니다.
인도가 어떠 하더냐구요?
역사 종교 사람 동물 가난 더러움 불가사의, 보이는 거짓말, 우스운 속임수, 시끄러움 거칠음 혼돈 그리고
신기한 질서, 시간 본질 삶 죽음등은 누구에게나 거기서는 잘 떠오르는 단어들입니다.
이 아침에 그 모든 것이 꽃 한 송이 안에 혹은 꽃잎 뒤에 숨거나 가려집니다.
RANGOLI, 이른 아침 문 앞에 그리는 꽃.
나그네는 생각합니다.
오로지 나의 이기적인 행운을 부르기 위함이든
신의 방문을 염원하는 것이든
내 이웃의 기쁨과 평화에 도움을 주려는우정의 흔적이든
인도인의 마음 속에는 늘 꽃이 피어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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