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안중에도 없었다
마침내 카메라 따위 버리고맨 눈으로 똑똑히 보라며 다가왔다
천천히 걸었지만 느리지 않았다
논도랑 물처럼 멎을 듯 흐를 듯 했는데
어느새 감자밭 지나 파밭 속을 보일락 말락 걷고 있었다
발등을 밟을뻔 했을 때 차라리 어깨를 타고 지나가는 듯했다
섬은 디딤돌
그것에게 물리적 거리 줄이기쯤이야 쉬운 축지법이다
더러는 이종간의 배타적 거리를 무시하게 만드는 자기장이라도 발생시킬 것이다
어떤 섬들은
nirvana땅이었던 기억을 여전히 간직하기도 할 것이다
동해에서 외로움타던 사람
여기서는 그리워한다
서해는 그런 바다다
섬은 말을 할 줄 몰라 새를 불러 모으고
느릿느릿 걷는 사람에게나 들릴락 말락 지줄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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