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식은 금물이지만
깔끔한 패턴에 멋스런 장식깃을 한 Yellow-crowned Night-heron 성조를 보지 못한 것은 아쉽다. Boat 탐조는 여러 관광객과 함께 하는 것이라 제한이 많은 편이다. 게스트의 대부분이 birdwatcher 라면 참 행운이겠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다반사다. 보르네오의 키나바탕안 강처럼 코스타 리카의 Tarcoles 강도 생태관광으로 유명세를 떨치는 곳이다. 네팔의 열대 저지, 치트완의 랍티강에서 악어를 실컷 본 경험이 없었더러면 타르콜레스 강의 악어들에 많이 놀랐을 것이다. 나를 태우고 카라라 공원으로 가던 택시와 타르콜레스 강으로 가던 승합버스의 운전기사는 다리를 지나기 전에 예외없이 물었다, 다리 위에서 악어를 보겠느냐고. 한 종이라도 더 많은 새를 보고 싶은 마음에 번번이 사양했지만, 한 번 쯤은 내려서 그 숱한 악어들을 구경하고 올 걸 싶은 생각이 든다. 타르콜레스 강을 지나는 다리는 악어 뷰포인트로 대단히 유명하다. 바다와 가까워 밀썰물의 영향을 받는 강은 간조시 드러난 펄위에 나무토막을 흩뿌려 놓은 것처럼 널부러져 몸을 말리는 수십 혹은 수백 마리의 악어들이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 낸다. 강에 도착하면 악어 외에도 다양한 이구아나와 거북이들 그리고 물새들을 보려고 모여든 관광객들을 태운 배들이 쉴 사이 없이 오르내리는 모습이 보인다. 보트 탐조를 할 때는 출발하기 전에 가이드에게 미리 구체적인 주문을 하는 것이 좋은데 이번에는 그러지 못했다. 쌍안경도 카메라도 없이 동승한 젊은 커플은 새 보다는 악어나 이구아나 등을 더 보기를 원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동양에서 온 버드와처를 알아 본 가이드는 새가 나타나면 다른 게스트에게 너무 지나치게 보이지 않을 범위 안에서 성의 껏 소개하고 접근을 시도하기도 했다. 속으로 '좀 더'를 외치는 사람의 희망에는 한참 못 미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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