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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트리 탈리에 비행기 티켓이... 망고트리 탈리에 비행기 티켓이 들어 있네 함피에 가면 퉁가바드라 강변에 있는 망고트리 식당을 들르세요 강을 보고 앉으면 탈리를 주문하시고요 강이 아무리 예쁘더라도 마음을 다 빼앗겨서는 안됩니다 나란히 그리고 앞뒤로 앉은 이들 저마다의 소리에 귀 기울여 보아야 하니까요 아 본디 세상의 모든 언어는 노래 평화롭고 행복한 사람들의 음악에서 못 알아들을 외국어란 없습니다 새들에게도 귀를 빌려 주세요 곧 바로 주장하듯 트럼펫을 연주하는 새는 parakeet 이랍니다 그들의 소리엔 언제나 아침 열 시의 빛이 들어 있지요 누가 금속 피스를 직선으로 한 음절 쯤 되게 거듭 불고 있겠군요 메탈릭 광채 만큼 썬버드는 노래도 빛나는 금속성 둥글고 검은 바위들 물소와 함께 뒹구는 푸른 강물 높직한 허공에서 벌이는 파이드 킹피.. 2012. 3. 2.
안의 꽃1 어떤 소리에 아침 잠을 깨면 좋겠습니까? 마당을 혹은 문 앞을 비질하는 소리는 어떨까요? 그 소리에 잠시 어린 시절의 고향집에 어떤 겨울의 산사에 잡혔다가 거짓말처럼 낯설은 게스트하우스에서 눈을 뜹니다. 새 신발이나 맑게 닦은 맨발을 위해서도 아니고 당신이 무슨 투박한 신발을 신었든 어떤 어두운 길을 질척이며 걸어온 발이든 오늘은 그저 첫 발자국 선연히 찍으며 새로운 시간을 시작하시라고 누가 대문 앞을 쓸고 있습니다. 새 지폐처럼 머리가 맑아 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리고 얼마 후 2층의 계단을 내려와 낮은 문을 열고 발을 딛으려 할 때 흠칫 놀랍니다. 꽃. 곱게 쓸어 놓은 흙 또는 시멘트 바닥 보다는 스치지 않고는 나설 수 없는 커다란 꽃 한 송이가 피어 있습니다. 인도가 어떠 하더냐구요? 역사 종교 .. 2012. 2. 26.
챔파꽃 피는 아침 챔파꽃 피는 아침 누구실까 이른 아침 헤마쿠다에서 저런 고백을 하는 이 새들이 부러 돌문에 앉았다 날아가고 원숭이들은 지붕에 둘러 앉아 천연스레 엿듣고 있다 지긋이 눈 감은 사카타씨 새로 피어나는 시간과 오래 된 돌문과 더 오래된 사랑을 노래할 때 무릎 껴안고 앉아 멀고도 가까운 곳 응시하는 그녀 아 저 견고한 부드러움 묵은 꽃 톡 예쁘게 지고 챔파꽃 반짝 새로 눈뜨는 세상 2012년 1월 21일, 헤마쿠다 언덕 Mr and Mrs. Sakata, my awesome journey owed you and your plays a lot. You and your wife looked like the champa flower when you were playing your instrument on the hi.. 2012. 2. 12.
함피에서 생떽쥐베리씨를 함피에서 생떽쥐베리씨를 (친구에게) 하늘에서 툭 떨어졌네 그리고 일곱 날이 지나가고 모두의 성도 이름도 가물거리네 여기가 거기고 내가 너였던 걸까 어떤 날은 꿈속 같았네 저무는 시간엔 올빼미 울음 그림자 지는 고향집 처마 밑에 서 있었고 밤이면 저리도 많은 별과 함께 반짝이는 아무는 누구도 무엇은 아무 것도 아닌 이 별 신전에서 굴러 떨어진 바위에 기대어 잠들어 있는 생떽쥐베리를 만났네 차마 깨우지 못하는 나는 곁에 앉아 별이나 헤었다네 그대 아무 허황한 꿈이라도 허우적 허우적 지으며 이 별로 오게나 꿈꾸던 것들 넘쳐 흐르고 닿을 수 없었던 것들은 이제야 그 여린 시간을 시작하네 무겁거나 뜨겁거나 너무 젖어서 꿈도 못 꾼다면 고아에서 밤버스를 타게나 2층 짜리 침대버스 한 칸에 밤잠 없는 고양이처럼 깃들.. 2012. 2. 8.
호수 네팔에 가기 전부터 '포카라' 라는 이름이 좋았습니다. '포카라'를 발음해 보면 산과 하늘의 혹은 물의 맑은 기운 같은 것이느껴지고 그 속에 행복한 노래결도 섞여 있는 듯하지 않습니까? 버스를 타고 일곱시간 반 동안 협곡과 강을 따라 달려가니 마침내 이정표가 나옵니다. "Paradise Pokhara 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라는 문구와 함께 말입니다. 이 보다 더 멋진 환영 인사가 있겠는지요. 표지판은 군데군데 칠이 벗겨져 어수룩하지만 Paradise 와 Pokhara가 함께 적혀 있으니 예쁘기만 합니다. 이름에서 가졌던 느낌을 환히 보여 주는 듯해서 더 좋습니다. 그런데 포카라는 뜻밖에도 큰 도시였군요. 오는 길 내내 말동무가 되어 준 옆자리의 Khim 에게 묻습니다. 포카라가 혹시 네팔에서 두 .. 2012. 2. 4.
이것이 여행일까요? 어쩌면 우리는 아주 오래 전부터 보이지 않는 무언가로 연결되어 있었을 지도 모르고 어느 꿈속에선가 만난 적이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들의 연속. 풍경, 사물, 동물 그리고 사람들이 모두 그러합니다. 아니고서야 그 새가 어찌 나와 그리 오래 눈을 맞추며 그 꽃이 또 그렇게 환하게 웃음 지으며 나를 들여다 보겠는지요. 어떤 눈부신 풍경은 무언가 깊은 내면의 그리움을 불러내며 울컥거리는 뜨거운 액체를 머리 끝까지 밀어 올립니다. 낯설음과 신비로움이라기 보다 아주 오래 전 부터 꿈꿔 왔던, 내가 모르는 어느 시간에 피에 DNA에 새겨졌던 원초적 무엇에의 그리움인 것일까요? 사람들은 묻습니다. What's your good name? 마치 왜 이제야 왔느냐고 나무라는듯합니다. 나는 숱하게 내이.. 2012. 2. 2.
포카라 가는 길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서 흔히 히말라야 입산의 전초기지라 일컬어지는 Pokhara 까지는 200km 입니다. 그곳에서는 대단히 호화롭다고 할 만한 그린라인 로컬버스를 타고 산의 나라 산길을 달려 도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일곱 시간 반에서 여덟 시간 입니다. 지루하겠다는 생각을 아니 할수 없겠지요. 그런데 과정도 결과도 전혀 예상 밖이었답니다. 무엇보다 조금의 지루함도 없으며, 곧잘 황금과 능력으로 환치되는 그 시간이라는 것이 이 모든 것 이전에 다만 빛이였음을 깨닫게 하는 무엇이 있었던 것이지요. 아침 일곱시 반에 출발한 버스가 오후 세네시에 목적지에 도착할 동안 버스는 공식 비공식을 합쳐 네 번 정차 했습니다. 출발한지 한 시간만에 생리를 해결하라고 한 번 (아래의 장난기 많은 아이들은 그 때 만남).. 2012. 1. 29.
흐린 날 검은 새 많음이 규칙을 가지면 수열이 된다 둘의 차이는 사뭇 크다 모든 수열은 아름답다 할 만하기 때문이다 아름다움은 감동을 준다 흐리고 무거운 영혼을 정화도 승화도 시키지만 많음은 징그러울 때가 더 많다 골치 아프게나 만들던 수열이 아름답다? 적어도 그것을 좇는 길가에 핀 꽃 쯤이다 규칙< 질서< 균형< 조화< 아름다움< 그리고 모든 것의 가장 높은 곳에서는 자유만이 자유롭다 우리가 비만의 일종인 방만을 자유라 부르지 않는 이유 그는 높은 곳에서는 추락에의 두려움에 떤다 흐린 날 검은 새들의 많음에 이끌렸다 저 가벼운 많음 2011. 11. 1.
노랑딱새,제비딱새,비둘기조롱이,흰눈썹지빠귀 나는 말한다 '떠났던 새들이 마침내 돌아왔다 하지만 이들은 곧 다시 떠나 갈 것이다' 반대 편의 사람은 말할 것이다. '돌아왔던 새들이 어느새 떠났다 그러나 떠난 새들은 언제고 돌아올 것이다' 그 말이 그 말 눈의 높이 정도의 차이 그러니 이별을 슬퍼하거나 두려워 말 것 노랑딱새, 뒷산 제비딱새, 뒷산 흰눈썹지빠귀 ?과천 비둘기조롱이 Amur Falcon, male, 파주 비둘기조롱이 Amur Falcon, female 2011. 10. 9.
우리도 자연일까 집을 옥이라고도 한다 옥은 안의 것을 가두는 도구이지만 너무 커지면 바깥의 날짐승마저 가두는 공옥이 된다 모두 갖히지 말고 가두지 않으며 살 일이다 평화와 행복은 구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집을 짓고 살 날이 있을 것이다. 꿈을 꾸자 2011. 9. 25.
강 바다 새 청다리도요 붉은어깨도요, 여긴 원래 노랑발도요들 자리, 매를 피해 숨어들었을 것 *맨발로 모래강을 걷거나 서 있을 때 떠 오르던 꽤 맑고 간결하던 어휘들은 어디로 숨고 말의 그림자만 어지러이 난무할까. 찾을 때 까지... 물 물속에는 귀신이 산다 무게를 달아 저보다 무거우면 잡아 먹는다 두 발로 모래를 딛고 파도를 기다려 보라 꽃다운 파도는 없다 꿈틀거리며 달려오는 물은 소리도 지른다 가만 섯거라 뒤틀리고 굽은, 일없이 무거운 것들이여 뒤꿈치에 고름으로 고였던 권태와 환멸 모래알로 먼저 씻겨나가고 불안과 긴장의 발가락의 지축들 차례로 흔들릴 것이다 언제나처럼 방정맞은 마음이 먼저 휘청거리지 마침내 어디에도 닿아본 적 없는 부드러운 아치에의 압박 단거리에만 선수였던 친구, 그의 평발 발바닥 깊은 천정에서 .. 2011. 9. 8.
긴꼬리딱새 Japanese Paradise Flycatcher 한낮이 초저녁 보다 어두운 젖은 숲속에는 직박구리 보다 삼광조가 더 많았고 조용히 알을 품고 있는 팔색조의 숨소리가 여기 저기서 들리는 듯했다. 신화는 언제나 아름답지만 슬프도록 공허하듯 우리네 삶의 깊은 숲속 이야기도 타자에게는 한갖 가십 거리. 인구를 회자하는 웅장하고 기괴한 판타지는 실은 깊고 어두운 숲속이라서 벼락치듯 울려오는 가여운 노루의 울음소리같은 소소한 것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길고 어두운 숲길, 천천히 걷자. 길이 끝나기 전 들어야 할 이야기가 많다. 실눈을 해야 간신히 보이는 것들이야 말로 사랑할 가치가 있는 것들이 아니던가. 문득 주워 올려야 할 숨결보다 가벼운 새의 깃털은 또 어떤가. 너와 나의 깊고 어두운 숲속 이야기, 여전한 신화의 씨앗들. 세상은 언제나 감사해야 할 일로 가득하.. 2011. 7. 13.
풍경 울든지 웃든지 2011. 5. 17.
좀도요 Red-necked Stint, 15cm 여행의 크기는 먼거리에 비례한다 나와 연결된 끈들이 가늘어 질 수록 눈이 밝아지기 때문이다 마침내 끊어지거나 그것과 같은 효과가 나는 곳에서 겪는 기이한 새로움이야 말로 여행의 백미다 그곳에서 종종 새롭게 태어나거나 그러할 필요를 깨닫는 것은 오히려 사랑 때문일 것이다 2011. 5. 11.
산솔새 Eastern Crowned Willow Wabler, 12.5cm 비로소 봄이다 네가 데리고 왔다 2011. 4. 27.
노랑허리솔새 Pallas` Leaf Warbler, 10cm 새의 이름을 쓴다 집게와 엄지를 10 센티 쯤 되게 벌려 본다 이 조그만 허공에 새싻 같은 날개 두개 강낭콩 같은 붉은 심장을 어떻게 그려넣어 볼까 그러나 기어이 믿어야만 하겠지 아무리 멀고 험한 바다라 할지라도 건너기에 너무 작은새는 없다 2011. 4. 27.
풍경 사실은 꿈보다 현실이 더 눈부시더라 오래 된 사진 2011. 4. 21.
큰물떼새 Oriental Plover, 24cm 가거도 봅슬레이와 운명 뒤척일 수도 없는 좁은 통로 미끌어져 가기 돌아가는 길 없음 봅슬레이와 운명과 섬 견고한 관성의 법칙 위태한 외로움 . . . 가거도는 벼랑이 섬이다 무거운 것 떨어뜨리기 좋아라고 안개구름 보다 높이 서 있다 낭떠러지 위 현기증 아지랑이 맴도는 풀밭에 큰물떼새 한 마리 외로움을 키우면 위태로움은 꽃이 되어 피는가 거기서는 시퍼런 물살 고독은 안개구름이나 된다 흰민들레 옆 큰물떼새 안개속에서 사람을 본다 2011. 4. 10.
3월 3월에 피는 꽃은 꽃이 아니다 모든 눈물은 꽃보다 예쁘다 2011. 3. 13.
굴뚝새 Winter Wren, 11cm 나타나는 곳이 어디라도 눈앞에 반짝 개별꽃 몇 송이가 피어난다 2011. 3. 8.
피라칸다 위의 홍여새 (홍여새 따라서 피라칸다를 먹어 보았네) 식물에 한창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던 20대 무렵엔 이 나무가 싫었다. 이유는 장미꽃을 닮은 개량동백을 좋아하지 않은 것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혐오증과 오심은 어디서 오는가. 누군가는 해변에서 조약돌을 보고 격심한 구토증을 느꼈다고 했다. 흔들리면 어지럽다. 현기증은 매스꺼움을 부른다. 내가 흔들려도 어지럽지만 대상이 그러해도 같은 결과를 만든다. 언제나 구겨놓은 듯 퇴색한 듯 보이는 개량동백은 나에겐 조화목보다 더 아티피셜해서 뿌리가 없는 나무 같았고 바람이 없어도 흔들려 보였다. 성긴 가시가 달린 긴 꼬챙이 같은 가지에 다닥 다닥 붙은 작은 잎들, 곤충이 슬어놓은 듯한 무수한 알 아니 피라칸다의 열매는 절제와 여백을 순정으로 지켜오던 겨울을 무색하게 할만큼 헤프고 붉었다. 헐벗은 가로수가 드문드문 서.. 2011. 2.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