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동의 계절 시월 이십사일, 그곳에 살면서 그들을 보아온 이에게 물었다. "왔습니까?" 당연하다는 듯 예사롭게 대답했다. "아직 안왔고, 빠르면 시월 이십팔일에 선발대가 도착해요." 가던 길을 되돌려 산새를 보러 산사로 갔다. 그리고 나흘 뒤인 10월 28일에 그들은 도착했다. 쉰세 마리가 먼저 왔다. 야조회 홈페이지에는 이미 도착했거나 남하중인 흑두루미의 궤적이 그려져 있었다. 해평습지, 강화, 천수만, 순천만, 낙동강하구. 각각의 지명은 더 남쪽으로의 이동을 의미하는 화살표를 빠짐없이가지고 있었다. 창고가 있어 차를 숨기고 덤불속으로 기어갔다. 풀만큼 키를 낮추고 렌즈를 통해 새들을 봤다. 박무속 정역광을 받으며 목을 길게 뽑거나 둥글게 구부리고 있는 커다란 새들. 실키한 은회색 깃에는 바람에 일렁이는 물결문양을.. 2009. 11. 1. 정중동 가을에 생각하노니 붉은계절은 해마다 찾아왔으나 속절없이 짧았어라 붉은가슴도요 민물도요 민물도요 흰물떼새 저 모래 위에 널부러져 잠이 들면 언제고 새들의 가벼운 발이 가슴을 밟고 지나가리 2009. 10. 27. 카메라로 새와 놀기 1/100초1/80초 1/125초 1/125초 좀 놀았습니다.ㅋㅋㅋ같은 시간(해질 무렵) 같은 새(청다리도요), 찍힌 순서대로입니다. 2009. 10. 14. 안부 이른 아침부터 늦은 아침까지 2009. 9. 5. 돌아온 새들 왼쪽부터 괭이갈매기 둘, 중부리도요, 청다리도요, 세가락도요, 뒷부리도요 개꿩 뒤로 거의 뒷부리도요들인 듯 붉은어깨도요들 사이에 개꿩한마리 맨 왼쪽에 얼굴을 묻고있는 녀석 부터 노랑발, 붉은가슴 그리고 붉은어깨, 뒷부리, 노랑발노랑 ... 뒷부리 이 끔찍하게 귀여운 애는 좀도요 솔개의 깃에서 나이가 보이죠? 좀도요와 붉은어깨도요 붉은어깨도요 꼬까도요 어린새 이제 어부가 와서 저 둘을 잡으면 현대판 어부지리 완성 호주에서 밴딩한 세가락도요랍니다 소발에 쥐잡은 그런 패닝샷 이렇게 쉬는 것 보고는 물러 나왔습니다. 늦더위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2009. 8. 21. 그곳에는 여전히 새가... 더 가까울 수 없는 거리, 흐린 사진, 용서하시라 17cm흰물떼새의 가슴이 그리 넓을 줄은 몰랐다 ㅋ 두 새끼를 온전히 품은 어미의 눈길, 신의 표정, 아니면 무엇일까 교만하지 말 것 2009. 6. 10. 봄은 노랑인가? 봄은 분홍이거나 자주다.그도 아니면 연두이거나 노랑이다. 봄에 절반은 이별을 하고 나머지는사랑을 한다. 혹은 기다린다. 노란 역광속, 배추흰나비들의 혼음 자지러지는 노래, 맴을 돌며솟구치길 거듭하는스카이 라크 맞은 편의 암컷을 바라보는 검은딱새 수컷 암컷 둥지에서 먼 곳에 내려 앉아 천적들의 혼란을 유도하는 종다리 노란 재채기를 하다 노고지리에게서 들었다. '색이란 얼마나힘이 강한가, 유채빛노랑에는 이별과 슬픔이 깃들지 못한다.' 그대의 봄은 무슨 색인가? 2009. 4. 13. 사진2000원어치 키신이 오는 줄도 몰랐습니다. 봄은 색. 색은 마음이더군요.천성산의봄 입장료는 2000원이었습니다. 2009. 4. 4. 매화와 새 6 밤새 새와 놀았다 꿈인 줄 알았는데 꿈밖으로도 새가 날아왔다 2009. 3. 6. 매화와 새 5 2009. 3. 5. 매화와 새 4 없는 일은 꿈으로도 꿀 수 없다. 그러니 더 꿈꾸라. 2009. 3. 3. 매화와 새 2 꽃보다 남자 꽃보다 새? 금요일 밤입니다. 매화 꺾어 놓고 한 잔 하실래요? 아니면 잠도 안올 것 같군요. 2009. 2. 28. 소식(매화와 새 1) 밤새 토닥토닥 비 내리더니 이른 아침부터 꽃 벙글고 있더이다 아직 봄소문은 내지 마시라 방정이 늦서리 부를까 두렵소 청매가 딱새에게 "우리 언제 필까?" 2009년 2월 14일 2009. 2. 14. 행복하소서 ! 한 해가 또 가고 오고 있습니다. 가시덩쿨로 막지 못하고 명주실로 묶어 둘 수도 없고 손바닥으로는 더구나 가릴 수 없는 해, 어쩌겠습니까. 허허 웃으셔야죠. 인간은 철저히 관념의 동물이라죠? 마음 먹기에 따라 모든 것이 다 그리 된다니 이 또한 쉬운 일 아니겠습니까 ! 제가 여태껏 하지 않던 일(연하장쓰기)을 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새들이 물어다 준 인연이든 희노애락이 담기고 배인 글과 그림에 의한 스침과 각인이든 '이 얼마나 소중한가 !' 를 늦게나마 깨달은 때문이지요. 어려울 것이라고 합니다. 언제 우리가 쉬운 날은 있었던가요? 많이 힘들 것이라고들 합니다. 그러면 지금까지 타고 온 삶의 외줄은 돌다리 처럼 넓고 단단한 것이었나요? 해 온 것 처럼만 해도 충분히 좋으리라 믿습니다. 화사한 봄날 꽃가.. 2008. 12. 31. Memory 철원 작년 이맘 때 철원을 처음으로 갔다. 낯선 곳에서야 언제든 그 분위기에 걸맞는 신비감과 감흥이 따르게 마련이지만 때때로 어떤 곳에서는 그곳이 마치 나를 오랫 동안 기다리고 있었기나 한 것 같은 부드럽고 포근한 낯설음을 만나게 되지 않던가? 철원이 그랬다. 재두루미와 두루미 그리고 수많은 기러기들이 지붕과 나무 위를 스칠 듯 낮게 날아 다니고 눈이 닿는 곳이면 어김없이 재두루미들이 긴 목을 뽑아 올리고 두리번거리거나 우아하게 구부린 채 먹이를 먹는 모습이 보이는 그곳에서 나는내가 가진 짐이 무엇이었든 다 내려놓고 한 나절을 보냈다. 그 포근한 신비감과 부드러운 낯설음의 대부분은 그 때 함께 한 사람들로 부터 왔을 것이다. 어떤 사진 클럽에다 이렇게 썼다. ****************************.. 2008. 12. 22. 주남지, 11월 둘째 주 ( 재두루미, 참매...) 가창오리와 재두루미 참매 어린 새 2008. 11. 9. 하구 산책 2008. 10. 30. 난입 2008. 10. 29. 해질녘 주남에 갔더니... 2008. 10. 18. 직박구리 군무 아무 데서나 만난 뜻밖의 풍경 가끔 이런 호사스러운 보너스를 받는다. 알아서 그러 할까만 그러려니 해 주어야지? '그래, 너희가 안다는 말이지 다 알고 있다는 말이지...' 오, 가을 한적한 바닷가 갈밭위로 네 몸짓 날렵하여라 ! 새와 물고기의 차이는 어느 만큼일까? 날기와 헴엄치기 하늘과 물속 습도 100 이하에서의 공간과 100에서의 그것은? 2008. 10. 12. 가을은 새들이 데리고 온다구요? 봄이 그러하더니 가을도 새에 이끌려 오는군요. 노크롭 무보정의 무공해 딱새입니다, 진영단감보다 먼저 익은. 그리고 아직 덜 익은 붉은머리오목눈이 뭐 어쩌라고 2008. 10. 4.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