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날 검은 새 많음이 규칙을 가지면 수열이 된다 둘의 차이는 사뭇 크다 모든 수열은 아름답다 할 만하기 때문이다 아름다움은 감동을 준다 흐리고 무거운 영혼을 정화도 승화도 시키지만 많음은 징그러울 때가 더 많다 골치 아프게나 만들던 수열이 아름답다? 적어도 그것을 좇는 길가에 핀 꽃 쯤이다 규칙< 질서< 균형< 조화< 아름다움< 그리고 모든 것의 가장 높은 곳에서는 자유만이 자유롭다 우리가 비만의 일종인 방만을 자유라 부르지 않는 이유 그는 높은 곳에서는 추락에의 두려움에 떤다 흐린 날 검은 새들의 많음에 이끌렸다 저 가벼운 많음 2011. 11. 1. 겨울깃 미안...그동안' 예쁘다' 혹은'귀엽다' 를 너무 남발했다 2011. 10. 30. 해질 녘 강가의 새들은 석양에 물들어 모래에도 깃들더라 2011. 10. 25. 세가락도요 빛나는 것을 아름답다 하는 까닭을 조금 알게 된다 부리를 다쳤으나... 의지와 상관없이 파도가 초점을 가져가기도 한다 2011. 10. 18. 노랑딱새,제비딱새,비둘기조롱이,흰눈썹지빠귀 나는 말한다 '떠났던 새들이 마침내 돌아왔다 하지만 이들은 곧 다시 떠나 갈 것이다' 반대 편의 사람은 말할 것이다. '돌아왔던 새들이 어느새 떠났다 그러나 떠난 새들은 언제고 돌아올 것이다' 그 말이 그 말 눈의 높이 정도의 차이 그러니 이별을 슬퍼하거나 두려워 말 것 노랑딱새, 뒷산 제비딱새, 뒷산 흰눈썹지빠귀 ?과천 비둘기조롱이 Amur Falcon, male, 파주 비둘기조롱이 Amur Falcon, female 2011. 10. 9. ID 있습니까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고 너도 나도 말한다 그 정도는 어줍잖은 나를 보아서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정녕 오해와 왜곡과 불신의 화신들이다 참평화는 그 밖에 있을 것이다 또록한 ID 카드 하나 쯤 가지자, 저 아이처럼 2011. 9. 25. 우리도 자연일까 집을 옥이라고도 한다 옥은 안의 것을 가두는 도구이지만 너무 커지면 바깥의 날짐승마저 가두는 공옥이 된다 모두 갖히지 말고 가두지 않으며 살 일이다 평화와 행복은 구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집을 짓고 살 날이 있을 것이다. 꿈을 꾸자 2011. 9. 25. 강 바다 새 청다리도요 붉은어깨도요, 여긴 원래 노랑발도요들 자리, 매를 피해 숨어들었을 것 *맨발로 모래강을 걷거나 서 있을 때 떠 오르던 꽤 맑고 간결하던 어휘들은 어디로 숨고 말의 그림자만 어지러이 난무할까. 찾을 때 까지... 물 물속에는 귀신이 산다 무게를 달아 저보다 무거우면 잡아 먹는다 두 발로 모래를 딛고 파도를 기다려 보라 꽃다운 파도는 없다 꿈틀거리며 달려오는 물은 소리도 지른다 가만 섯거라 뒤틀리고 굽은, 일없이 무거운 것들이여 뒤꿈치에 고름으로 고였던 권태와 환멸 모래알로 먼저 씻겨나가고 불안과 긴장의 발가락의 지축들 차례로 흔들릴 것이다 언제나처럼 방정맞은 마음이 먼저 휘청거리지 마침내 어디에도 닿아본 적 없는 부드러운 아치에의 압박 단거리에만 선수였던 친구, 그의 평발 발바닥 깊은 천정에서 .. 2011. 9. 8. 가을예보 너희 물어 온 전갈 나는 긴 소매로 정중히 받았고 바람과 파도 푸르른 기운이 돌더라 부럽게도 이들은 살아 있는것으로서 맡은 가장 중요한 그 임무를 통쾌하게도 완수하고 돌아 온 것일 게다 가을은 감사의 계절 2011. 8. 21. 긴꼬리딱새 Japanese Paradise Flycatcher 한낮이 초저녁 보다 어두운 젖은 숲속에는 직박구리 보다 삼광조가 더 많았고 조용히 알을 품고 있는 팔색조의 숨소리가 여기 저기서 들리는 듯했다. 신화는 언제나 아름답지만 슬프도록 공허하듯 우리네 삶의 깊은 숲속 이야기도 타자에게는 한갖 가십 거리. 인구를 회자하는 웅장하고 기괴한 판타지는 실은 깊고 어두운 숲속이라서 벼락치듯 울려오는 가여운 노루의 울음소리같은 소소한 것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길고 어두운 숲길, 천천히 걷자. 길이 끝나기 전 들어야 할 이야기가 많다. 실눈을 해야 간신히 보이는 것들이야 말로 사랑할 가치가 있는 것들이 아니던가. 문득 주워 올려야 할 숨결보다 가벼운 새의 깃털은 또 어떤가. 너와 나의 깊고 어두운 숲속 이야기, 여전한 신화의 씨앗들. 세상은 언제나 감사해야 할 일로 가득하.. 2011. 7. 13. 개양귀비 선홍 붉은 꽃이 뒤덮인 언덕을 양산을 든 검은 옷의 여인과 아이가 천천히 내려온다. 붉디 붉은 꽃에 취해서인지 혹은 비탈진 언덕에서 몸의 균형을 잡는데 방해가 되어서인지 여인은 양산을 쓰지 않고 늘어뜨리고 있다. 뒤로는 미루나 버들 쯤으로 보이는 진록 풍성한 볼륨의 나무들이 긴 언덕과 흰 구름이 흩어진 푸른 하늘에 경계를 이루고 서있다. 그림을 보는 학생은 생각한다. '양귀비가 예쁘다 하더니 정말이네, 악마적인 아름다움이 이런 거... 그런데 어디로들 가는 걸까? 교회? 장례식? 아무튼 붉은 꽃과 검정 옷이 이렇게 잘 어울리는구나... 믿기 싫지만 혹시 연출? 적당한 거리를 두고 또 한 커플이 오고 있네... 비슷한 복장에 역시 엄마와 어린 아들로 보이는... 아무튼 beautiful 하고 peacefu.. 2011. 5. 31. 제비갈매기 vs 구레나룻제비갈매기 너 누구니? 제비갈매기? 자세 좋다만.. 왜 불그레한 양말을 신은 거지? 너는 알겠다. 구레나루가 한창 자라고 있는 거지? 그런데 그 수염이란 게 어이해서 배에서 얼굴로 자라는 겨? 너도 알겠다, 빨간립스틱에 빨간 양말. 구레나루가 배에서 부터 검실 검실 생기네 와우...내가 바람을 본 거지? 바람의 신도 가끔은 모습을 드러내고 싶은 것, 특히나 세상의 온 뭍으로 부터 아카시아와 라일락 향기가 바다로 퍼져오는 5월에는 그건 그렇고 새카만 부리에 검정 야구모, 저 하얀 배와 회색 등깃은 영락없는 Common Tern의 것인데 말이다그러니까 그게 까만 발을 감추려 신은 양말이 아니라구? 아무튼 바람 같은 날개와 표창 같은 몸매에 무딘 내몸과 마음은 잘리고 찔리는 구나 발만 안 보여주면 누가 뭐라 하겠니? 그.. 2011. 5. 19. 풍경 울든지 웃든지 2011. 5. 17. Terns 세상의 모든 제비갈매기들을 다 보고 싶다보기만 해도 날렵 상쾌해지는 새흰죽지갈매기 White-winged Black Tern 앞,구레나룻제비갈매기 Whiskered Tern+ 흰죽지갈매기 쇠제비갈매기 Little Tern 제비갈매기 Common Tern 2011. 5. 17. 노랑부리백로 Chinese Egret 동트는 아침 고요한 바닷가 옅은 초록 수풀 사이로 2011. 5. 16. 진홍가슴 Siberian Rubythroat,15.5cm 진홍가슴은 언제나 주홍글씨로 헤스터로 착시된다'진홍가슴의 비밀'을 지은 라게를 뢰프도 혹시 주홍글자 A 에 꿈꾸듯 이끌렸을까* 라게를뢰프의 '진홍가슴의 비밀' 은 오늘 아침에야 알았다. 2011. 5. 12. 가거도 검은머리방울새 안개를 걷어내겠다고?아서라, 저들처럼 모르는 체하는 게 낫다.차라리 사랑하는 편은 더 좋다.안개속에선 가까운 것도 멀고 먼 것도 가깝다. 2011. 5. 12. 황금새 Narcissus Flycatcher, 13.5cm 해질 무렵, 골목길 돌아 나오니 어린 아이 대신 네가 달려왔다 동해도 잘 건너라 2011. 5. 12. 메추라기도요 Sharp-tailed Sandpiper, 21cm 새를 편애하는 것은 온당하다그들이 가진 지극함과 진정성 때문이다 2011. 5. 11. 좀도요 Red-necked Stint, 15cm 여행의 크기는 먼거리에 비례한다 나와 연결된 끈들이 가늘어 질 수록 눈이 밝아지기 때문이다 마침내 끊어지거나 그것과 같은 효과가 나는 곳에서 겪는 기이한 새로움이야 말로 여행의 백미다 그곳에서 종종 새롭게 태어나거나 그러할 필요를 깨닫는 것은 오히려 사랑 때문일 것이다 2011. 5. 11. 노랑때까치 Brown Shrike,20cm 기특한 먹성, 경쾌한 움직임, 엣지있는 매무새 2011. 5. 10. 이전 1 ··· 31 32 33 34 35 36 37 ··· 4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