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화부리 Grosbeak, 19cm 외연도 당숲 아래 그 폐가 곁에 의뭉히 서 있던 아니 느린 뱀처럼 웅크리고 있던구불 구불한 우리네 시간 같았던 팽나무가 부러졌다던가요? 바오밥 나무인 양 뚱뚱한 세 개의 장한 가지를 가지고 있었는데 실은 세 가지가 노거수 그 자체였는데, 이름도 희한한 곤파수에 셋 중 둘이나 부러졌다고 합니다. 몇 시간 나무 아래 앉았던 일이 그리 큰 인연이었던 것일까요. 다정했던 지인의 부음이라도 받은 듯합니다. (수컷) (암컷) 2010년 5월 16일 따뜻함을 지나 고양이처럼 노곤했던 봄날, 섬에서의 나흘 중 마지막 날. 바로 그 노거 팽나무 아래서 뱃시간일랑 망각한 채 다른 시간을 만나고 있었습니다. 그 증표들. *곤파수가 compass 인줄 아셨나요? 이상하리만치 이런 저런 발음을 잘 하지 못하는 나라 사람들이 그.. 2010. 10. 17. 夢遊河몽유하 잠이 있어 꿈을 꾸는 것이 아니라 꿈꾸기 위해 잠을 자는 것일지도 모른다면 졸음은 그리움이나 갈망의 다른 형태일 것이다 꿈이 없는 잠은 취하지 않는 술과 같다 또 꿈꾼다 꿈속의 사람이 잡아 준 그 손의 따스함 아득히 낯선 곳에서 만난 이들의 과묵하고 진실한 눈빛을 다시 만나는 꿈 깊은 밤일 수록 꿈꾸기 위해 잠을 청한다 "꿈속을 흐르는 강" 이라는 뜻으로 지었다. 그렇게 읽혀지는 지는 잘 모르겠다. 한자를 잘 알지 못하는 이의 어설픈 한자어 제목은 사진을 보면서 절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졸고 있는 새들의 뒤로 보이는 푸른 색은 강 하구가 만든 색이다. 그들 옆에 늘브러져 졸거나 자고 싶었다. 아니 사진을 보는 내내 이미 그렇게 하고 있었다. 2010. 10. 4. 쇠솔딱새 Asian Brown Flycatcher 또 왔네 좁거나 구불거려야 길인 줄 아는 우리는 모르는 넓은 그 길로 왔겠지 바람이 하늘 알듯 새는 바다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 나무와 샘이 지친 너를 이끌 듯 너는 나를 산으로 부른다 모두는 누군가의 길 흔들리지 말자 2010. 10. 2. 바람불어 좋은 날 차를 들판에다 세우고 새소리를 모으려 유리문을 죄다 내렸습니다. 소리는 들리지 않더군요. 갈대와 꽃을 눕히며 불어온 거칠 것 없는 바람이 개개비사촌의 가냘픈 휘파람 소리나 쇠물닭의 꾹꾹거림을 흔들어 버린 것이지요. 바람이나 맞았습니다. 서풍이었지요 하늬바람. 사실 그런 바람 잘 없습니다. 바람을 좋아한다고들 말하지만. 동풍은 차가운 비 머금은 거친 샛바람 , 남풍은 후덥한 마파람이거나 광풍 타이푼. 북풍은 인정머리 없이 날카로운 삭풍. 서풍이나 좋아 할 일이지요. 오래 맞아도 눈도 피부도 마음도 닫히지 않는 그래서 그리 부르는 하늬바람. 오늘 풀잎 같은 코스모스 같은 서풍이 불지 않았습니까? 2010. 9. 24. 넓적부리도요(안녕하십니까?) Eurynorhynchus pygmeus = How are you? 다름은 같음의 뒤에 있는 말은 아니다 그렇다고 앞에 나와 있는 말도 아니다 너무 커서 나눌 수 없는고독이거나 아주 차가운 것이나 이해할 만한 정도의 뜨거움일 뿐 아무튼 안녕하십니까? 2010. 9. 13. 울새 Luscinia sibilans/ Rufous-tailed Robin,13.5cm 외연도에서 3개체를 보았는데 모두 동네 안이었다.폐가의 너저분한 뒤안, 잡풀 무성한 골목길, 사람들 일 나가고 없는 집 마당. 이들은 따뜻한 동남아에서 겨울을 나고 종보존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시베리아 남부로 가는 길에 스치듯 들른 참. 나는 일않고 하릴없이 차로 배로 접속 없었을 뻔한 희미한 시간을 찾거나 확인하러 간 참. 이 무슨 3막6장에나 어울릴 판토마임인가. 죽지 않는다면 내년에도 세 곳을 다시 찾아 온다지. 그래, 말로 하는 약속치고 가볍지 않은 것은 없더라. 2010. 6. 3. 노랑눈썹솔새 Phylloscopus inomatus/ Yellow-browed Wabler, 11cm 이들이 있어빛이들지 않는 숲속도 어둡지 않았다 (약 11cm) 2010. 5. 21. 흰배멧새 Tristram`s Bunting, 15cm 암컷 2010. 5. 21. 꼬까참새 Emberiza rutila/ Chestnut Bunting, 14-15cm femalefemale male female 2010. 5. 21. 물레새 Forest Wagtail, 16-17cm 사람은 안중에도 없었다 마침내 카메라 따위 버리고맨 눈으로 똑똑히 보라며 다가왔다 천천히 걸었지만 느리지 않았다 논도랑 물처럼 멎을 듯 흐를 듯 했는데 어느새 감자밭 지나 파밭 속을 보일락 말락 걷고 있었다 발등을 밟을뻔 했을 때 차라리 어깨를 타고 지나가는 듯했다 섬은 디딤돌 그것에게 물리적 거리 줄이기쯤이야 쉬운 축지법이다 더러는 이종간의 배타적 거리를 무시하게 만드는 자기장이라도 발생시킬 것이다 어떤 섬들은 nirvana땅이었던 기억을 여전히 간직하기도 할 것이다 동해에서 외로움타던 사람 여기서는 그리워한다 서해는 그런 바다다 섬은 말을 할 줄 몰라 새를 불러 모으고 느릿느릿 걷는 사람에게나 들릴락 말락 지줄거린다 2010. 5. 20. 노랑딱새 Ficedula mugimaki/ Mugimaki Flycatcher, 13cm femalemale male male(1회 여름깃?) 2010. 5. 19. 흰눈썹황금새 Yellow-rumped Flycatcher, 13cm female 2010. 5. 19. 꼬까직박구리 White-throated Rock Trush, 18.5cm 마음속의 외연도는 하늘에서 비와 함께 꼬까직박구리가 쏟아져 내리는 섬이었다 어디든 피안의 땅일 수 있다 하지만 거기선 좀 더 쉬울 것 같았다 마법에 걸렸던 시간, 사흘 날카로운 키스, 아물지 않을 뜨거운 상처들 2010. 5. 18. 노랑눈썹멧새 Yellow-browed Bunting, 15.5cm 2010. 5. 18. 흰꼬리딱새 Ficedula allbicilla/ Taiga Flycatcher(Red throated Fly..) 12.5cm 멀리서 들리는 캐스터네츠 소리너와의 첫 만남 언제나 진정으로 보고싶은 것은 빛이 다 보여주지 못한나머지의아름다움 2010. 5. 18. 쇠유리새 Siberian Blue Robin,14cm 아직 깃에 바람의 흔적이 남아있어 후줄근하지만 부리에서 등과 가슴을 지나 꼬리에 이르는 망설임 없이 흐르는 두 개의 선이 유연하고 힘차다 코발트라기 보다 쪽빛에 가까운 그래서 더 아름답다 할 만한 절반의 blue와 나머지를 채운 white의 경쾌함 두 색을 이질감없이 결합하는 과감한 먹선의 터치 뜻밖에 가늘고 긴 다리 마저 선과 면의 조화를 돕는다 동서양을 구분하는 것에 신물도 나지만 이들은 동양의 그것도 한국의 수묵채색화로나 그려낼 만 하겠다 2010. 5. 6. 제비물떼새 Oriental Pratincole, 24cm 새를 본다는 것, 낯선 세계를 혼자 여행하는 것 2010. 5. 4. 솔개Milvus migran/ Black Kite 섬에 사는 솔개 2010. 5. 4. 바다로 간 직박구리 2010. 5. 3. 칼새 White-rumped Swift/ L20cm, W43cm 신화에 의하면 물고기는 그의 일생을 통한 잠과 휴식을 주고 날개를 얻는다 거래에서 신은 처음으로 실수를 한다 그들은 본디 잠이 없는 종족이었던 것 물의 흐름이라고는 없는 어항속 물고기를 보면 알수 있다 물고기는 영원히 잠자지 않거나 그 속에서도 지느러미 운동을 멈추지 않는다 사람의 이야기에 의하면 물고기는 하늘의 새를 사랑하였고 밤마다 새를 꿈꾸었고 몇 대가 흘러도 사랑의 꿈은 사라지지 않았다 사랑의 속성에 의해 그의 피는 따뜻해지기 시작했고 따뜻함은 몸을 점점 위로 올려주었고 마침내50% 습도 만으로도 헤엄칠 수 있게 되었다 그에게서 날개의 정지란 물고기로의 회귀를 의미한다 그의 사랑은 아직 마르지 않은 비린내를 풍긴다 가끔 저 심해의 차가운 물방울도 후두둑 털어낸다 (안 믿어도 되는 이야기) 2010. 5. 2. 큰유리새/Blue and white Flycatcher/16.5cm 섬에 첫 발을 딛는 순간 부터 우리를 보고 있던 새였을 것이다. 좁다란 골목길을 걸을 때도 무엇인가의 시선을 느끼고 고개를 들어 보면 담장이나 낮은 지붕위에서 빤히 사람을 바라보는 큰유리새가 보였다. 나무에도 밭에도 심지어 길위에도 때로는 던져놓은 듯 어설피 앉아 있었다. 예사로이 다가가 보면, 뻗으면 닿을거리까지 견디다가 못이기는 척 옮겨가 앉곤 했다. 지친 나그네의 외로움과 배고픔은 위험한 것. 고개를 외로 꼬고 누구냐고 묻는 듯 혹은 조금 화가 난듯 사람을 바라보는 큰유리새의 한결같은 시선과 표정. 먼 길에 지친 나그네라면 누구나 그러하지 않을까? 사람을 새보듯 하는 그들의 멀뚱한 시선은 의외로 집요했고 강하기도 해서 어느 때부터는 줄곧 어떤 동질감에 시달려야 했는데 그곳은 서해 먼 바다에 둥그렇게.. 2010. 4. 29. 이전 1 ··· 35 36 37 38 39 40 41 ··· 4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