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좀주소 산속에서 만나는 낡은 절집이 반가운 것은 그 안의 꽃들은 밖을 보며 피어 나고 내 놓은 샘과 문없는 해우소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길가의 붉은 벽돌 교회당이 차가워 보이는 것은 그 안의 장미 길가는 사람은 쳐다보지 않고 샘은 찾기 어렵고 문은 가끔 닫혀 있다. 이들을 이웃으로삼고 물을 부어 주는 이도 있었다 진박새 박새 청설모를 보면 짜증이 나는 두 가지 이유. 그 이름 단 석자를 반듯하게 불러 주는 이가 너무 적음, 황소개구리,자리공, 배스,아메리카청거북이,뉴트리아... 그리고 global warming에 대한 세상 끝인 양 하는호들갑과 방정들이 생각 남 괴물이 아니다 오늘이나 내일 어느 곳에서라도 아기 예수가 한 번 더 태어나면 좋겠습니다. 모두 행복한 크리스마스 되세요. 2009. 12. 24. 고니 어린 중학생이 갔었어야 할 강릉이었다. 그 노래 즐겨 부르며 그 바다에 비친 달을 보고싶어 하더니 달보다 얼음보다 시린 푸른 바다나 실컷 보았다. 소년의 마음속 그것 보다 예쁜 바다였다. 도무지 실망을 모르는 풍경중독자, 거기서 좀 살고싶었다. 2009. 12. 14. 잿빛 잿빛개구리매 오래 걸렸다. 이런 해갈.김빠진 맥주는 갈증을 더 부추키지 않던가.암컷 잿빛개구리매는 술같지 않은 술이었다.이가 그의 짝임을 하늘거리는 날개짓과 구부러진 입매를 보면서야 인정한다.어리석어서 보지 않으면 믿거나 느끼지 못한다. 2009. 12. 13. 잿빛개구리매 무엇을 찾고 있니 너도 가끔 꿈을 꾸겠지 하늬바람같은 날개짓 배고픔보다 더 잔인한 형벌은 없어라 꿈속에서는 너도 새를 기르고 있었다 2009. 11. 16. 가을, 이동의 계절 시월 이십사일, 그곳에 살면서 그들을 보아온 이에게 물었다. "왔습니까?" 당연하다는 듯 예사롭게 대답했다. "아직 안왔고, 빠르면 시월 이십팔일에 선발대가 도착해요." 가던 길을 되돌려 산새를 보러 산사로 갔다. 그리고 나흘 뒤인 10월 28일에 그들은 도착했다. 쉰세 마리가 먼저 왔다. 야조회 홈페이지에는 이미 도착했거나 남하중인 흑두루미의 궤적이 그려져 있었다. 해평습지, 강화, 천수만, 순천만, 낙동강하구. 각각의 지명은 더 남쪽으로의 이동을 의미하는 화살표를 빠짐없이가지고 있었다. 창고가 있어 차를 숨기고 덤불속으로 기어갔다. 풀만큼 키를 낮추고 렌즈를 통해 새들을 봤다. 박무속 정역광을 받으며 목을 길게 뽑거나 둥글게 구부리고 있는 커다란 새들. 실키한 은회색 깃에는 바람에 일렁이는 물결문양을.. 2009. 11. 1. 정중동 가을에 생각하노니 붉은계절은 해마다 찾아왔으나 속절없이 짧았어라 붉은가슴도요 민물도요 민물도요 흰물떼새 저 모래 위에 널부러져 잠이 들면 언제고 새들의 가벼운 발이 가슴을 밟고 지나가리 2009. 10. 27. 카메라로 새와 놀기 1/100초1/80초 1/125초 1/125초 좀 놀았습니다.ㅋㅋㅋ같은 시간(해질 무렵) 같은 새(청다리도요), 찍힌 순서대로입니다. 2009. 10. 14. 2009년 넓적부리도요 해갈은 한 셈으로 칠까요?스코프를 든 사람은 네 마리를 노래하더군요.따끈히 데워진 모래 위로 피어오르는 아지랑이가 어지러워 두 마리하고만 눈인사를 했습니다. 올해 난 어린 녀석입니다. 그래도 부리는 넓적합니다.ㅋㅋㅋ 성조에 가깝지만 아직 청년 티가 좀 납니다. 역시 어린이 도무지 포커싱이 안되더라구요 나중에야 깨달았지요 비교적 가까운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한낮의 뜨거운 모래가 뿜어내는 아지랑이의 위력은 실로 대단하더군요 사물을 흐릿하게 만들거나 색을 뭉개버리거나... 사진 , 정말 안습입니다. 가장 잘 담아주고 싶었던 녀석이라 더 그렇습니다 ㅠㅠ 2009. 10. 11. 행복한 나무 어린 딱새 너댓 마리가 선물 사오는 아빠 마중 나가듯활개짓하며 검은 팥배나무로 모여든다 어미도 아비도 나무의 가장 높은 곳으로 날아와 휘파람을 불어준다 소란한 틈을 타고 노랑딱새 암컷이 조심스레 모습을 드러낸다 훔치듯 하나를 따 입에 넣고는 아직 잎이 무성한 다른 나무 속으로 숨어 버린다 성조에 가까워 보인다 아직 충분히 익은 수컷은 아니다 가슴이 거의 주홍에 가까운 새 한 마리가 언듯 지나갔을 뿐이다 소심하기로는 남녀노소가 따로없다 노랑딱새처럼 제대로 소심해 볼 일이다 무지 예쁘다 제비딱새도 왔다 솔딱새도 다녀갔다 나즈막한 산 꼭대기의 큼직한 팥배나무 한 그루 제 할 일을 하다가 생각났다는 듯 나뭇잎을 펄럭 떨군다. 2009. 10. 11. 새들의 땅 개꿩,검은가슴물떼새,꼬까도요 학도요얼굴을 깃에 묻고 자는 새의 붉은 다리가 하 예뻐흔들리는 배안에서 황조롱이처럼 휘파람을 불었더니얕은 물속 부드러운 땅에서는 입속의 혀처럼 재바르고 똑똑하던 긴 부리를 창끝으로 겨누며 소리를 찾는다 1년 만에 만난 검은가슴물떼새너와 뜨거운 차 한잔 쯤 마셔댔겠지 더는 오래 못 견디겠더라네 서러운 눈에눈물이 마려워서 2009. 10. 11. 솔새 Arctic Wabler, 13cm 그나저나 그냥 솔새 맞습니까? 2009. 10. 5. 솔딱새/ Sooty Flycatcher, 13.5cm 5월에는 서해 먼 바다의 섬에 있었다. 남녘 끝 어느 야산 , 절집을 에워싼 숲을 찾아와 거기서 짝을 짓고 새끼를 키워낸 게 분명하다. 뭇 짐승과 초목들은가을을 맞고있다. 조용히 진지하게... 2009. 9. 13. 안부 이른 아침부터 늦은 아침까지 2009. 9. 5. 돌아온 새들 왼쪽부터 괭이갈매기 둘, 중부리도요, 청다리도요, 세가락도요, 뒷부리도요 개꿩 뒤로 거의 뒷부리도요들인 듯 붉은어깨도요들 사이에 개꿩한마리 맨 왼쪽에 얼굴을 묻고있는 녀석 부터 노랑발, 붉은가슴 그리고 붉은어깨, 뒷부리, 노랑발노랑 ... 뒷부리 이 끔찍하게 귀여운 애는 좀도요 솔개의 깃에서 나이가 보이죠? 좀도요와 붉은어깨도요 붉은어깨도요 꼬까도요 어린새 이제 어부가 와서 저 둘을 잡으면 현대판 어부지리 완성 호주에서 밴딩한 세가락도요랍니다 소발에 쥐잡은 그런 패닝샷 이렇게 쉬는 것 보고는 물러 나왔습니다. 늦더위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2009. 8. 21. 안부 간월재 이 어디 쯤엔가 청승맞게 앉아 있노라니 며칠 전부터 수박씨처럼 겉돌던 말들이 급기야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개개비 새, 영혼의 무게 바닷가 벼랑에서 새 한 마리가 뛰어 내린다 그 결에 작은 돌멩이 하나도 부스럭거리며 떨어진다 나는 것은 죽는 일 펠릿으로 몸을 비우고 뼈를 깎아 마음을 버리고 지금 민들레 홀씨는 바람으로 흐르지만 유성물감 샛노란 꽃 한 송이 바다에 떨어진다 날기 위해서는 죽어야 한다 날개가 있는 것은 가 볍 다 다만 한 번이라도 마음의 무게를 생각해보지 않는 것은 그가 무게추이기 때문인데 그 때문인데 墜落이 꿈이라 한다 나뭇가지에서 새 한 마리가 떨어진다 오장육부는 술로 씻고 토할 수 있다지만 곡괭이 자루 삶의 뼈는 무엇으로 안을 깎아낼까 가벼운 것들에겐 날개가 있어 날기 전에 새는 무.. 2009. 6. 24. 그곳에는 여전히 새가... 더 가까울 수 없는 거리, 흐린 사진, 용서하시라 17cm흰물떼새의 가슴이 그리 넓을 줄은 몰랐다 ㅋ 두 새끼를 온전히 품은 어미의 눈길, 신의 표정, 아니면 무엇일까 교만하지 말 것 2009. 6. 10. 누가 뿔논병아리에게 춤을 가르쳤을까 벚꽃 필 무렵 현해탄 밀물타고 쿠로시오 해류 낙동강 거슬러 오르면 물위의 새들은 회음부가 간지럽다 봄강에 하늬바람 분다 부풀린 장식깃 뿔논병아리 두 마리 바람에 이는 물처럼 눈 맞을 때 물결은 4/4박자로 찰싹인다 하나 둘 셋 착 하나 둘 셋 척 하나 둘 착 척 착착 척척 아르헨티나여 이제 그만 고백해라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흐르는 라플리타강 뿔논병아리에게서 탱고를 배웠다고 어때요? 한 번도 춰 본 일이 없어요 잡아 주실꺼죠? 저만 따라 오세요. 자 갑시다 오른 쪽 먼저 바람결에 한 번 물결에 그리고 마음 가는대로 누가 뿔논병아리에게 춤을 가르쳤을까 나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희미한 웃음을 머금고 손자의 손자의 손자의 그 손자를 아리송하게 바라본다 누구는 아버지 하나님의 뜻이라 하고 .. 2009. 4. 26. 봄은 노랑인가? 봄은 분홍이거나 자주다.그도 아니면 연두이거나 노랑이다. 봄에 절반은 이별을 하고 나머지는사랑을 한다. 혹은 기다린다. 노란 역광속, 배추흰나비들의 혼음 자지러지는 노래, 맴을 돌며솟구치길 거듭하는스카이 라크 맞은 편의 암컷을 바라보는 검은딱새 수컷 암컷 둥지에서 먼 곳에 내려 앉아 천적들의 혼란을 유도하는 종다리 노란 재채기를 하다 노고지리에게서 들었다. '색이란 얼마나힘이 강한가, 유채빛노랑에는 이별과 슬픔이 깃들지 못한다.' 그대의 봄은 무슨 색인가? 2009. 4. 13. 사진2000원어치 키신이 오는 줄도 몰랐습니다. 봄은 색. 색은 마음이더군요.천성산의봄 입장료는 2000원이었습니다. 2009. 4. 4. 매화와 새 7 매화를 보러 갈 때는 화장일랑은 하지 마세요 하물며 오데코롱은 하이웨이스타를 틀어놓고 녹턴에 귀를 기울이는 것 희한하게도 그것은 오래된 정원의, 젊으신 어머니의, 시집 간 누이의, 앉은뱅이 책상의, 석유등 어두운 밤의... 기억속의 향기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 향기는 타자에의 인식의 시작이며 사랑과 죽음에 이르게 하는 힘. 2009. 3. 11. 굴뚝새 Winter Wren, 10cm 숲을겨우 통과한 아침 빛이 부드럽다. 이런 빛속에서야 무엇이 예쁘지 않을까. 딱새 수컷 이렇게 실루엣으로 잠시 보였다 다시 나타났다 찌르르르 찌르르 울어댄다 날개를 파닥이며 더 크게 노래한다 무엇인가를 확인하거나기다린다 뱅글뱅글 돌며 더 크고 더 길게 노래한다 분명 누군가를 부르고 있다 몸의 움직임이 참으로 경쾌하다 마치 모짜르트 빠른 곡 갑작스레 전광석화처럼 날아서 나무구멍 안으로 들어간다. 옳커니, 둥지? 가랑닢 두 개가 바람에 휘날리듯 구멍안에서 날아 나온다 저를 꼭 닮은 또 한 마리의 새, 놀랍게도 두 마리다 멀찍이 조용히 앉았는 나그네도 못 미더웠던 것 잠자는 짝을 깨워선 예의 저들의 음침한 골짝으로 사라졌다 .그림자 이상은 아니었던 굴뚝새를 봄이 오는 숲속에서 만났다 숙원사업 하나 해결 2009. 3. 8. 이전 1 ··· 37 38 39 40 41 42 43 ··· 47 다음